능력 없어도 자식에게 경영 맡기는 재벌가에 '경종'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능력 있다고 판단될 때 회사 맡긴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지난 28일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창업의 길 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회사를 떠났다.
이와 함께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전무의 경영 승계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이 회장은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하루를 1주일처럼 살아라"
지난 29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이 회장은 이 전무의 경영 승계에 대해 묻자 "나는 (아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아들에게 하루를 1주일처럼 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자기도 무엇인가를 맡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 있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아들이라고 무조건 회사를 넘겨줄 수 없으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자연스레 아들에게 회사를 넘기는 다른 재벌 총수들과 비교하면 다소 파격적인 행보라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은퇴를 선언한 것과는 별개로 코오롱 지분을 49.74%나 보유한 최대 주주다.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1.1%)와 코오롱에코에너지(18.2%), 코오롱글로벌(0.4%), 코오롱생명과학(14.4%), 코오롱제약(28.3%) 등의 지분도 상당 부분 가지고 있다.
반면 이 전무는 이번에 전무로 승진하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됐음에도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은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 전무는 올해 만 34세로 아직 어리기 때문에 경영 수업을 거친 뒤 능력이 갖추고 이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