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미국 시민권자인데 군대 가서 '국뽕' 취하게 한 코오롱 이웅열 회장 아들 이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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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간판(왼쪽), 이규호 코오롱 전무(오른쪽) / 사진 = 박찬하 기자 chanha@, 코오롱그룹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지난 28일 새로운 세대에게 사업을 넘기고 회사를 떠나겠다고 발표하면서 아들인 이규호 전무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같은 날 이 전무는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다.


이 전무는 아버지인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코오롱을 맡아 본격적인 '4세 경영' 시대를 열 전망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한국 들어와 현역 입대


소위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 전무는 다른 재벌가 자제들에게 모범이 되는 이력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 전무는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병역의 의무가 없었지만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에 들어와 현역으로 입대했다.


이 전무는 6포병여단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하며 일병 때는 레바논 평화유지군에 지원해 해외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전역한 뒤인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한 이 전무는 코오롱그룹의 경영 수업 원칙에 따라 입사하자마자 경영을 배우는 것 대신 현장 경험을 쌓기로 한다.


구미공장에 배치된 이 전무는 사원 숙소에서 지내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등 평사원들과 함께 현장 경험을 쌓았고 이후 코오롱글로벌을 거친 뒤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상무로 승진하며 그룹 전략기획 업무를 맡았다.


이 회장이 사퇴하는 날 이뤄진 이 전무의 승진은 경험을 중요시하겠다는 코오롱그룹의 신념을 재확인시켜줬다.


인사이트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퇴임을 밝힌 뒤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 사진 제공 = 코오롱그룹


회사 지분부터 챙기는 다른 재벌가 자제들과 다른 행보


이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 전무에게 바로 경영권을 쥐는 것보다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면서 경영에 참여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 전무는 패션사업부문 총괄 운영을 시작으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경영권을 물려받을 예정이다.


이 전무는 지주회사인 코오롱 지분도 거의 갖고 있지 않아 능력을 입증하기도 전에 지분 이전 등 경영 승계부터 하려는 대기업 후계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