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30일) 강남에 '논현동 전문점' 오픈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강남에 '논현동 전문점'을 오픈한다.
지난 28일 이마트는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30호점과 만물잡화상 '삐에로쑈핑' 3호점이 입점한 '논현동 전문점'을 오는 30일 연다고 밝혔다.
'논현동 전문점'은 이마트 콘텐츠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쑈핑, 신세계푸드 콘텐츠 버거플랜트와 스무디킹, 푸른밤살롱 등을 한 데 모은 '도심형 특화 점포'다.
입지는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9호선 신논현역 사이의 논현동 먹자골목 대로변이다. 유동인구만 하루 약 7만 376명으로 추산되며, 30대 젊은층이 가장 많이 찾는다.
'일렉트로 라운지' 등 쇼핑하고 먹고 즐기는 공간 만들어
논현동 전문점은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7개층 규모로 열린다. 1~4층에 550평 규모로 일렉트로마트가 들어서고 지하 1층엔 200평 규모로 삐에로쑈핑이 문을 연다.
특히 4층 90평 규모 '일렉트로 라운지'는 이마트가 논현동 전문점에 새롭게 선보이는 매장이다. 축구·야구·양궁·가격 등 여러 다양한 스포츠 게임과 함께 VR 놀이기구와 디지털 게임 등 각종 오락 콘텐츠를 운영한다.
삐에로쑈핑은 2만 5천여 종 상품을 판매한다.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직소싱 해외 인기상품'으로 구색을 강화했다.
또한 이마트는 계열사 신세계푸드 식음 서비스를 바탕으로 F&B를 강화해 논현동 전문점을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먹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버거플랜트·스무디킹·푸른밤살롱은 '무리수' 아니냐는 시각도
이처럼 강남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만들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포부가 돋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논현동 전문점에 약간의 '무리수'가 끼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쑈핑은 차치하더라도, 버거플랜트·스무디킹·푸른밤살롱 삼총사에 대한 우려는 부정할 수 없다는 것.
앞서 정 부회장은 '자니로켓'을 통해 수제버거 시장에서 한차례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1년 프리미엄 수제버거 자니로켓을 론칭했으나 높은 가격대에 비해 기존 수제버거 브랜드와 딱히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으며 도태됐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다시 '제2의 정용진 버거' 버거플랜트를 론칭하면서 품질은 유지하되 가격대를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그렇지만 햄버거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가 이미 한 번 실패한 후의 재도전이라 업계는 아직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스무디킹은 2015년 신세계가 인수한 뒤 정 부회장의 주도 아래 계속해서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계속된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드디어 흑자 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상당수가 신세계 계열 쇼핑몰에 입점해 있어 '반쪽자리 회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푸른밤살롱이다. 푸른밤살롱은 술과 안주를 판매하는 '포차' 형태로 오픈될 예정이며, 이마트가 처음으로 내놓은 소주 브랜드이자 '정용진 소주'로 부리는 '푸른밤'을 판매한다.
그런데 '푸른밤'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주류 시장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가 이마트와 이마트24를 중심으로 판매를 적극 시도하고 있지만 출시 1년이 지나서야 겨우 판매량 800만병을 넘기는 등 부진한 성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푸른밤살롱'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푸른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푸른밤을 파는 포차가 고객의 발걸음을 이끌 수 있을지 약간은 의문"이라고 전했다.
다방면에 걸쳐 호기심이 많고 언제나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알려진 정용진 부회장.
그래서 신세계는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를 거듭한다는 장점과 함께 그 생명력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갖고 있다.
금번 오픈을 앞둔 논현동 전문점에서도 '살아남는 자'와 '살아남지 못하는 자'가 극명히 갈리진 않을지 우려되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뚜껑을 열어본 후에 판단하자"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