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부모 죽인 사람들을 용서해도 될까요"···'믿보' 김향기 영화 '영주' 명장면 3

인사이트사진 제공 = CGV아트하우스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영화 '영주'는 사고로 부모를 죽게 만든 가해자와의 만남을 통해 절망 끝에서 낯선 희망을 만나는 열아홉 어른 아이 '영주'(김향기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영주'는 따뜻하면서 현실적인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는 2018년 하반기 한국 다양성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5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하며 언론과 평단은 물론,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영주'를 관람한 관객들이 직접 꼽은 영화 속 명장면을 함께 알아보자.


1. 영주가 절망의 끝에서 가해자 부부를 찾아가는 장면, "저기... 사람... 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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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꼽은 첫 번째 명장면은 영주가 부모님을 죽게 만든 교통사고의 가해자 '상문'(유재명 분)을 찾아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영주는 절망의 끝에서 가해자에 대한 복수심과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과거 판결문 속 주소를 보고 가해자를 찾아간다.


영주의 비밀을 영주와 관객만 아는 상황에서 영주가 이들을 만나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다.


상문을 연기한 배우 유재명은 "첫 촬영장에서 김향기 배우가 깊게 몰입해있는 걸 보고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해 말을 걸지 않았다"라며 "그때 이미 김향기 배우가 영주처럼 보였다"라고 김향기의 연기에 대해 극찬한 바 있다.


2. 가해자 부부가 영주에게 최초의 선의를 보여주는 장면, "영주야, 넌 좋은 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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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꼽은 두 번째 명장면은 영주의 부모를 죽게 한 가해자의 아내 '향숙'(김호정 분)이 영주의 잘못을 용서하는 장면이다.


영주의 하나뿐인 동생 '영인'(탕준상 분)의 사고로 돈이 필요한 영주는 가해자 부부의 두부가게 금고에 손을 대고 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향숙은 영주를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영주가 필요한 돈을 먼저 내어주며 "영주야, 넌 좋은 애야. 아줌마는 알 수 있어"라고 말한다.


향숙이 진심으로 영주를 믿고 선의를 베푸는 이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다.


김향기는 "영주는 처음에 복수를 하고 싶어서 그들에게 다가간 것이고 영주가 미워한 사람들이지만 향숙 아주머니가 그 얘기를 했을 때 느낌이 좋아서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향숙 아주머니의 이야기에만 집중하게 됐다"라고 전하며 이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3. 가해자 부부와 잘 지내는 영주와 누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영인의 다툼, "우리 버리고 죽어버린 엄마, 아빠보다 지금 우리한테 훨씬 더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인사이트사진 제공 = CGV아트하우스


관객이 꼽은 세 번째 명장면은 부모를 죽인 가해자 부부의 가게에서 일하며 잘 지내는 영주를 이해하지 못하는 영인과 영주가 다투는 장면이다.


부모님의 교통사고 가해자들과 잘 지내는 누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영인의 행동은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더한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영인에게 "내가 왜 미안해해야 되는데, 미안해야 될 사람은 엄마, 아빠 아니야? 그냥 그렇게 죽어버리면 다야? 우리 버리고 죽어버린 엄마, 아빠보다 지금 우리한테 훨씬 더 필요한 사람들이라고"하며 싸늘하게 답해버리는 영주의 모습은 자신을 아프게 만든 사람들이 좋아져 버린 영주의 마음이 공감을 이끌어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CGV아트하우스


영화 '영주'는 극중 열아홉 어른 아이 영주 그 자체로 분한 배우 김향기와 유재명, 김호정, 탕준상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와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영주'를 관람한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서는 "상처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의 복잡성을 매우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린 점이 훌륭하며 소리의 절제와 숏 간의 리듬을 통해 강렬한 미학을 만들어냈고 화면도 아름답다"라며 극찬을 전하기도 했다.


이동진 평론가는 "삶에 어떤 일이 갑자기 벌어진 후, 남겨진 사람들의 상흔을 가만가만 손끝으로 더듬어가듯 담아낸다"라며 "다루기 힘들 뿐만 아니라 언뜻 모순적으로까지 보이는 감정을 생생하고도 깊게 다루는 데서 특히 신뢰를 준다"라고 호평을 전했다.


관객들에게 올겨울 첫 온기를 전해주고 있는 영화 '영주'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