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군인들에게 '성병 약' 팔다 신약 개발에 몰두해 '1조 회사' 만든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

인사이트(좌)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 / 사진 제공 = 국가기록원, (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사진 제공 = 한미약품 


'성병' 앓던 군인들이 자주 찾던 '임성기 약국'한미약품의 모태 '임성기 약국'서 받은 항생제로 치료받아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베트남전에 참전한 후 '성병'을 앓게 된 일부 군인들이 자주 찾던 약국이 있다. 바로 지난 1967년 서울 종로 5가에 들어선 한미약품의 모태, '임성기 약국'이다.


임성기 약국은 당시 성병을 앓던 사람들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며 치료를 해주었다.


임성기 약국의 항생제 효능이 입소문을 타자 약국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미약품 / 1967년 설립된 동대문 일대 '임성기 약국'의 모습 


'성병 치료' 광고까지 내며 '임성기 약국' 대대적으로 홍보한 임 회장 


이후 약국의 주인이자 현재 한미약품의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은 약국 이름을 적극 활용한 '성병 치료' 광고를 냈다.


임 회장은 약국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임성기 제약'을 설립한 후 같은 해 동료 의사들이 합류하게 되면서 상호를 오늘날의 '한미약품'으로 변경했다.


한미약품은 설립 초기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제네릭을 판매하며 외형을 키워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국내 제약사들도 복제 의약품을 판매했기에 현실적으로 동종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영업력' 이외에는 차별 요소가 없었다는 점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미약품 / 임성기 회장 


'차별화 전략' 짠 임 회장…영업사원에게 투자2006년부터 2년간 업계 2위한 '한미약품'


임 회장은 오래 경영할 수 있는 제약사를 만들려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미약품을 조제하는 약사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영업사원들에게도 무제한 인센티브, 차별화된 법인카드 한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과 혜택을 제공했다.


영업사원들에게 당시 고가이던 휴대폰을 업계 최초로 나눠주며 영업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지난 2006년부터 2년간 업계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미약품 / 경기도 동탄에 위치한 한미약품연구센터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에 집중하는 모습 

회사 성장전략으로 '신약 개발' 꼽은 임 회장'신약 개발'에 모든 자금 쏟아 


기쁨도 잠시 정부는 처방전을 쓰는 것을 담보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약 값을 부풀리는 행위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환자 모두에게 손실이라 판단해 단속에 나섰다.


이때부터 임 회장은 복제의약품과 리베이트로는 한미약품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는 회사의 성장 전략으로 '신약 개발'로 꼽으며 모든 자금을 쏟기 시작한다.


개발이 최소 10년이 넘게 걸리고 수백억 대의 비용을 투자해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영역이었기에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미약품 


글로벌 임상 진행하며 신약 기술 이전에 초점 맞춘 임 회장 


하지만 임 회장은 단순히 개발 초기부터 임상 마지막 단계까지 1천억 들어가는 신약 개발에 치중하기 보다 동시다발적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 신약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췄다.


부족한 부분은 전 세계 대가들에게 연락해 컨설팅을 의뢰했다.


13년간 뚝심으로 '신약 개발'을 이어온 한미약품은 그 결과 글로벌 제약사보다 한발 앞서 차세대 치료제의 개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는 곧 7조 6천억원의 기술 수출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은 1조 3,17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사상 첫 1조원 돌파의 기록을 세웠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미약품 


"임상 시험 중인 신약 좋은 결과 예상돼"한미약품, '1조 클럽' 가입 유력 


그러나 지난 2016년에는 8,827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전년도 대비 소폭 증가해 9,166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들이 임상 시험에서 좋은 결과물이 예상돼 '1조 클럽'에 무난히 가입하는 성과를 도출해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