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조의환·최승주 회장, 50년째 우정 경영 이어와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회사를 경영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선보인 제약회사 수장들이 있다.
바로 국민 두통약 '게보린'을 만든 삼진제약 조의환, 최승주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나란히 등기 임원으로 재선임된 조 회장과 최 회장은 1941년생 동갑내기다.
이들은 지난 1968년 삼진제약을 공동 창업해 현재까지 이끄는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4명에서 창업한 '삼진제약', 2000년 초부터 '쌍두마차' 경영
사실 이들이 '쌍두마차' 경영을 하기 전에는 김영배, 공정오 씨도 공동 창업자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김영배 회장은 지난 2001년 말 일진제약으로 옮겼고, 공정오 씨도 2002년 초 삼진제약의 공식 직함에서 물러났다.
2000년대 초반 삼진제약의 조 회장은 연구 개발, 최 회장은 영업·관리 부문을 담당해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나 현재는 뚜렷한 업무 구분 없이 두 사람 모두 총괄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율 간격 유지·2세 승진 함께시킨 조 회장과 최 회장
회사 지분율은 조 회장이 12.15%, 최 회장이 8.83%로, 3.32% 포인트 차이가 난다.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누구도 지분율을 1% 이상 올린 적이 없이 간격을 유지 중이다.
그동안 두 사람은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지만 누구도 지분율 격차를 벌리거나 좁히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인 적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삼진제약에 경영수업을 받는 2세가 없어 일각에서는 회사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8년부터 2세들이 삼진제약에 입사하면서 일단락됐다.
81세까지 삼진제약 '회장'으로 역임하는 두 회장
창업주의 '사이좋은 경영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공동 창업주의 2세들이 다 함께 승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재 최 회장의 딸 최지현 씨는 마케팅·개발담당 상무, 조 회장의 장남 조규석 씨는 경영관리담당 상무, 차남 조규형씨는 기획담당 이사로 근무 중이다.
삼진제약에 상무나 이사로 근무 중이지만, 아직 지분 승계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두 회장 모두 80대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2세에게 지분 승계를 아직 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오는 2021년 이들이 또 한 번 연임할지 그리고 단일 회사에서 두 가문이 어떻게 승계를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