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공격 출점 위해 야심 차게 내세웠던 '3무 정책'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24시간 영업, 로열티, 그리고 위약금이 없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끄는 편의점 이마트24가 공격 출점을 위해 내세운 이른바 '3무(無) 정책'이다.
포화상태인 편의점 업계에서 이마트24는 과감한 '3무 정책'으로 가맹점주들을 끌어모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문을 연 이마트24 매장은 총 797개로, 같은 기간 주요 경쟁사인 CU(464개), GS25(415개), 세븐일레븐(285개) 보다 월등히 많다.
중도 폐점 원하는 점주에게 '시설 위약금' 명목으로 돈 요구
그런데 "중도해지 위약금이 없다"던 이마트24의 달콤한 말이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가맹점이 폐점을 원할 시 '시설 위약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의 대대적인 홍보와는 달리 실제 중도 폐점을 하는 점주들은 '시설 위약금'이라는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의 위약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본사 콘셉트 유지를 이유로 자체 시공을 막고 자사가 직접 배정한 업자들이 시공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점주들에게는 폐점 시 인테리어 공사비 명목으로 '시설 위약금'을 요구하는 것.
가맹점주, "매출 '거품'으로 소개해놓고 위약금 전가하는 이마트24에 사기 당했다"
실제로 지난 9일 이마트24를 운영하던 가맹점주 최모 씨는 "이마트24에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게재했다.
최씨에 따르면 이마트24 측은 최씨에게 편의점 하루 예상 매출이 150~200만원, 월 매출 4,500~6천만원 이라고 소개했다.
그렇지만 이마트24가 소개한 매출액은 '거품'이었다. 막상 개점을 해보니 하루 매출은 63만원, 월 매출은 1,890만원 선이라 매월 490만원 이상의 적자가 계속됐다.
결국 최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폐점을 결정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이마트24는 그에게 위약금 2,550만원을 청구했고 편의점 개점 비용과 적자 손실금 등 2억원이 넘는 비용을 전가했다.
이 때문에 신용 불량자로 전락한 그는 지난 8월 영업을 중단했고 재고품 처리와 임대료, 전기 요금 등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 "내년부터 이마트24 폐점 결정하는 점주 더욱 많아질 것"
이에 대해 이마트24 측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시설 위약금은 가맹 계약서 상에도 모두 나와 있는 내용"이라면서 "중도 폐점 시 포스, 간판, 집기류 등 인테리어 시공 비용을 청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씨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현재 합의안을 제시한 상황이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업계에 따르면 최씨와 비슷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마트24와 갈등을 빚는 점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폐점을 원하는 가맹점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이마트24가 공격적인 출점으로 주요 경쟁사를 위협하는 듯했지만 당장 내년부터 기존 점포의 폐점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포화상태인 편의점 업계에서 '3무 정책'으로 가맹점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이마트24. 이젠 말뿐이 아닌 '진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