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프트뱅크에서 '2조 2,600억원' 투자 받은 쿠팡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최근 쿠팡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600억원)의 투자를 받아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2015년 6월 소프트뱅크의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300억원) 투자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두 번째 투자로,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손 회장은 투자와 함께 "쿠팡의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e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기업 가치를 90억 달러(한화 약 10조 1,700억 원)로 평가했다.
잡지 창간 후 매각하는 형식으로 사업 수완 익혀
쿠팡의 수장 김범석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학창 시절부터 그는 남다른 사업가 기질을 보였다.
1998년 대학생을 위한 시사 잡지 '커런트'를 만들어 직접 광고 영업을 하다가 약 3년 후 뉴스위크에 매각했으며, 2004년에는 명문대 졸업생을 겨냥한 '빈티지미디어'를 창간해 2009년 '애틀란틱미디어'에 팔았다.
어느 정도 사업의 감을 익힌 김 대표는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와 그해 8월 쿠팡을 출범했다.
초반부터 '고객 유치'에 목숨 걸다가 '로켓배송'으로 대박 난 쿠팡
김 대표는 우선 '고객 유치'에 주력했다. 소셜 커머스 업계 최초로 24시간 콜센터를 열어 주말과 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매일 아침 8시 트래픽을 정밀 분석해 서비스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7일 내 100% 환불 정책', '미사용 쿠폰 환불제' 등을 도입해 소비자의 호평을 받았다.
2014년 3월에는 지금의 쿠팡을 만든 '로켓배송'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초 공동 구매 등의 형태로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2014년부터 소셜커머스 부문을 축소하는 한편, 본격적으로 로켓배송을 확대했다.
로켓배송은 전세계 전자상거래 업계 최초로 도입한 '혁신 서비스'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로켓배송은 쿠팡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면 24시간 안에 자체 배송 인력 쿠팡맨이 무료로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이에 힘입어 쿠팡은 2014년 당시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 1위를 달리던 티켓몬스터를 제치고 선두에 섰으며, 소셜커머스에서 출발한 기업 가운데 최초로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계속된 적자 늪에도 뚝심 있게 밀어붙인 김 대표
물론 시련도 있었다. '로켓배송'을 둘러싸고 쿠팡맨의 처우 논란, 배송 지연 등 각종 잡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또한 수년간 계속해서 '적자'의 늪에 빠져있던 것도 업계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쿠팡은 2년 연속 5천억원 대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지난해에는 6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김 대표는 "쿠팡은 원래 생각했던 목표대로 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이들이 쿠팡을 애용할 때까지 열심히 달릴 것이기에 아직 속단은 이르다는 뜻에서다.
3년 동안 누적 영업손실이 1조 7천억원에 달했지만 그는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고, 이번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계획된 적자'를 기록하던 쿠팡이 다시 한 번 힘을 얻은 상황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커머스 리딩 기업이자 세계 IT 기업 가운데에서도 유독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쿠팡.
끝없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혁신 사업가' 김 대표가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와 함께 어떠한 성장 동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와 소비자 모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