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의 실적 감소로 울상짓는 롯데칠성음료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국내 맥주 시장 규모 축소와 경쟁 심화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맥주 사업'이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실적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 이종훈 대표의 고심이 깊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8년 3분기까지 -63억원을 기록했다.
1,397억원을 흑자를 냈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나빠진 것. 특히 문제로 지적된 사업부는 '맥주 사업'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4년 충주에 연간 생산능력 5만kl 규모의 맥주 공장을 신설하고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 들어섰다.
'클라우드'의 경우 롯데 신동빈 회장이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할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투자해 '신동빈 맥주'라 불릴 만큼 초반 공세가 치열했던 상품.
주류사업에 대한 포부와 달리 시장 점유율 높지 않아
2015년 초에는 충주 공장을 10만kl 규모로 증설, 지난해 2017년 6월에는 연간 생산능력 20만kl의 충주 2공장을 신설했다.
이를 위해 맥주 제2공장에는 7천억 원을 투자하는 등 주류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사업은 예상보다 부진하다.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 클라우드의 경우 출시 당시에는 시장 안착의 일등 공신이었으나 2015년 말부터 판매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의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첫 출시 당시와는 달리 거품이 빠져버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삼파전 구도는 그저 '백일몽'에 불과했다는 평이다.
돌파구로써 내놓은 '피츠 수퍼클리어'도 지난해 맥주 2공장과 함께 출시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클라우드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소비자 평과 함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피츠의 월평균 매출은 5~60억 원에 그치고 있고, 블루문, 밀러 등 수입 맥주 판매량도 많지 않아 유의미한 매출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충주 2공장 증축에 따른 고정비 확대와 피츠 출시로 인한 판촉비 부담은 영업 손실로까지 이어진 상황. 피츠의 매출이 조금 상승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클라우드의 매출을 갉아먹은 것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때문에 맥주 부문의 매출이 약 1,220억 원으로 추정됐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매출이 딱히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공들여 출시한 '피츠'도 눈에 띄는 성장 없어
지난 2016년 274억 원을 기록했던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310억 원의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특히, 맥주사업은 이재혁 롯데그룹 식품BU(Business Unit) 부회장도 지난 2012년 롯데칠성음료의 대표이사 시절부터 대규모 공장 설립과 브랜드 출시를 진두지휘하며 큰 공을 들였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7년 5월 피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재혁 부회장은 "굉장히 고민해서 만든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도 "주류업계에 발을 들인지 30년이 넘은 경험을 활용해 피츠의 성장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공언해 어깨가 무거운 와중, 자꾸만 맥주 산업이 골치를 썩이는 것.
최근 주 52시간제 확산에 따른 회식 수요 감소로 맥주 매출이 부진해진 이유도 있지만 딱히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는 제품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존재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위기를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극복할 예정으로 보인다. 맥주 시장 점유율 15% 달성 목표로 외형 확장을 진행, 최근에는 공격적인 SNS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고정비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광고 판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맥주 사업에서 영업이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롯데칠성음료의 계획이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