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미국의 노예 제도를 없앤 대통령으로 유명한 링컨의 실화를 모티프로 한 소설이 나왔다.
지난 8일 문학동네는 링컨 대통령이 어린 아들을 잃은 후 무덤에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안고 오열했다는 사실을 소재로 한 소설 '바르도의 링컨'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바르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세계의 사이'를 뜻하는 티베트 불교 용어로 죽은 이들이 이승을 떠나 저세상으로 가기 전 머물러 있는 시공간을 가리킨다.
이 작품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윌리 링컨을 중심으로 아직 바르도에 머물러 있는 영혼들이 대화를 나누며 서사를 이끌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바르도에 있는 40여명의 영혼들이 등장해 각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이 소설을 줄거리로 한다.
사이사이 링컨과 그의 시대에 관한 책, 서간문, 신문 등에서 인용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챕터가 끼어들면서 가상의 세계와 실제 세계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보완하는 형태로 소설이 진행된다.
이런 생경한 형식은 독자들을 다소 어리둥절하게 할 수도 있다. 소설을 집필한 작가조차 "나 말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170여개의 목소리가 펼쳐내는 언어의 향연은 때로 독창으로, 때로 중창이나 거대한 합창으로 울려 퍼지며 정밀한 언어의 콜라주를 선사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줄리앤 무어, 벤 스틸러, 수전 서랜던, 리나 던햄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오디오북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