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3분기 영업이익 94% 감소한 '어닝 쇼크'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SK건설 조기행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 3분기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눈밖에 난 모양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SK건설의 3분기 매출액은 1조 4,512억원으로 1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5억 8,47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4% 줄었다.
진행 중이던 굵직한 공사들이 준공 단계에 다다르면서 매출이 줄어든 데다 '아산 배방 펜타포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400여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반영된 여파다.
SK건설, "아산 배방 펜타포트 프로젝트 관련해 일회성 비용 나갔을 뿐"
'아산 배방 펜타포트 프로젝트'는 KTX천안·아산역 인근 배방 택지지구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 사업이었다.
SK건설은 아산 배방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특수법인의 지분 20.1%를 보유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이었으나 기대와 달리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분양·매각 등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현재는 사업이 중단된 상태로 최근 상가가 모두 매각됐다.
SK건설 관계자는 "아산 배방 프로젝트와 관련해 최근 상가를 할인 매각하는 과정에서 보유하던 장기미수채권을 대손상각 처리해 영업이익이 많이 줄었다"며 "일회성 비용인 만큼 4분기엔 바로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라오스 댐 붕괴사고 손실예상액 반영 안 된 수치
문제는 이번 3분기 실적에 지난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사고에 따른 손실예상액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SK건설은 사고 원인이 명확히 나오는 등 예측이 가능한 시점에 라오스 사고 건에 따른 손실예상액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방침이다.
SK건설 관계자는 "라오스 정부가 아직 댐 붕괴사고에 따른 손실예상액을 산정하고 있는 상황이며 내년 초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발표 결과에 따라 손실액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빠진 '장수 CEO' 조기행 부회장
앞서 지난 7월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 중이던 세피안, 세남노이 댐이 붕괴해 다수가 죽고 수백 명이 실종됐으며 약 6,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장외시장에서 SK건설의 시가총액은 한 달 동안 4천억 넘게 증발했다. 올해 주식 시장에 상장하려던 계획 역시 그대로 물거품이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라오스 대사관을 방문해 깜수와이 깨오달라봉 대사를 만나 고개를 숙였고, 이후 조기행 부회장은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말이 업계에 파다하게 퍼졌다.
2012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지난해 1월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까지 승진한 '장수 CEO' 조 부회장.
라오스 사고 이후 크게 줄어들었다고 평가되는 그의 입지가 이번 3분기 어닝쇼크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지 않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