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리더십 의심 받는 정용진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신세계그룹의 남매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오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성적표가 영 시원찮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온라인 부문 적자와 할인점 이익 감소, 신규 사업 등이 줄줄이 손실을 보면서 좋지 않은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광주신세계 등도 부진해 정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빠와 달리 실적 개선에 성공한 정유경
이에 반해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올 3분기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모두 실적을 개선하며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4,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고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화장품과 패션 사업을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매출은 16.0% 증가한 3,118억원을, 영업이익은 1158% 늘어난 115억원을 기록하며 고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까지 수년간 화장품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정 총괄사장의 주력 브랜드 '비디비치'가 연매출 1천억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며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다만 면세사업 주체인 신세계DF는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매출이 5,793억원으로 114.0% 늘었지만 영업적자 32억원을 기록했다.
희비 크게 엇갈린 정용진과 정유경
이에 따라 신세계 '남매 경영'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들은 지난 2016년 4월 보유 중이던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을 교환하며 본격적인 후계 구도를 확립했다.
마트와 식품 부문은 정 부회장이, 백화점 및 패션 부문은 정 총괄사장이 맡으면서 분리 경영을 확실히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때는 정 부회장이 동생보다 더욱 두각을 드러냈지만 요즘 들어 이렇다 할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동생에게 밀려 자존심이 꽤나 상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실적 감소로 위기에 빠진 정 부회장과 조용하지만 강하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 총괄사장.
다음 분기에는 남매의 경영 성과가 또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