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뮤지컬 '더데빌'이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지난 7일 낯설고 불친절한 문제적 뮤지컬의 귀환을 알린 뮤지컬 '더데빌'이 개막했다.
'더데빌'은 인간의 선택에 의한 결말이라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작품의 배경을 뉴욕의 월스트리트로 옮겨왔다.
주가 대폭락 사태를 맞아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를 중심으로 빛과 어둠을 상징하는 'X-White'와 'X-Black'이 내기를 벌이고, 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선택에 대해 조명한다.
2014년 초연부터 '더데빌'의 대본과 연출을 맡아 온 이지나 연출은 기존의 뮤지컬 문법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2006년 초연 당시 '뮤지컬이다, 뮤지컬이 아니다'라는 논쟁이 맞붙었던 뮤지컬 '바람의 나라, 무휼'과 지난해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통해 선보인 혼성 캐스팅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뚝심 있게 이어온 이지나 연출의 새로운 시도는 이번 '더데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한 기승전결의 서사가 아닌 상징성을 강조한 캐릭터와 넘버, 초연과 재연을 거치는 동안 남자 배우들이 맡아온 캐릭터 'X' 역에 처음으로 여자 배우를 캐스팅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1명의 배우가 상반된 2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캐릭터 크로스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뮤지컬 '더데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는데 일조하는 중독성 강한 넘버와 독창적인 무대 연출이 눈길을 끌고 있다.
'더데빌'은 서사가 아닌 상징성이 강조되는 작품으로 음악, 즉 20여 곡의 넘버가 극을 이끌어 가는 장치가 되어 음악이 곧 이야기이자 작품의 주제가 된다.
선택의 기로에 선 인간의 심리는 강렬한 록 사운드와 웅장한 클래식 선율에 섞여 휘몰아치며,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하드 록(Hard rock) 등 다양한 록의 색깔을 입은 넘버들이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한다.
여기에 실제 건축 조형물이 아닌 150여 대의 무빙 라이트를 사용하며 완성한 빛의 무대는 신비로운 공감각적인 무대를 연출하며 '더데빌'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개막 1주 만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입증한 뮤지컬 '더데빌'은 2019년 3월 1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