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미국 먼디파마와 '인보사' 일본 기술 수출 계약 체결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20년 뚝심'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지난 19일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먼디파마와 '인보사'의 일본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300억원(약 2,665만 달러)과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 약 6,377억원(약 5억 6,500만 달러) 등 총 6,677억원(약 5억 9,160만 달러) 규모다. 추가 로열티는 일본 내 상업화 이후 순 매출액에 따라 수령할 예정이다.
이제 먼디파마는 일본 내에서 인보사 연구·개발, 특허, 상업화에 대한 독점권을 갖게 된다. 계약 기간은 일본 내 제품 출시 후 15년까지다.
이 회장이 개발에 특히 공을 들인 '인보사'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는 오래전부터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쳐온 이 회장이 친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며 키워낸 약이다.
그 역사도 길다. 이 회장은 1996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 일찌감치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바이오로 정했다.
1998년부터 인보사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그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1999년 미국 현지에 인보사 개발 회사인 티슈진(現 코오롱티슈진)을 만들었다.
2000년에는 국내에 티슈진아시아(現 코오롱생명과학)를 설립, 2001년부터는 국내와 미국에서 수백억원을 들여가며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인보사는 우리나라에서 29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일본 시장에서 한 차례 실패한 후 다시 일궈낸 성공
인보사는 이후 국내뿐 아니라 홍콩·마카오,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 수백억 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유일한 오점이 있다면 일본 시장이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앞서 지난 2016년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와 약 5천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성공의 달콤함도 잠시, 이후 미츠비시타나베 측은 임상 시험 절차를 문제삼으며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굴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꾸준히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린 결과, 먼디파마와 지난 계약보다 1,700억원 늘어난 규모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처럼 일본에서 한차례의 뼈아픈 기술 수출 실패를 딛고 다시 얻어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이다.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 이 회장의 '뚝심' 유독 빛나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 20년간 공들여 인보사를 개발, 그리고 두 번째 도전한 일본 시장에서 대규모 기술수출까지 일궈낸 이 회장.
그의 뚝심을 바탕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이 세계적 유전자 치료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