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바람을 피운다'는 말은 대부분 배우자를 두고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경우에 쓴다. 특히 '육체적 관계'를 가졌다면 단 번에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만나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매일 '채팅'하는 것도 바람을 피운다고 볼 수 있을까.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온라인에서 만난 여성과 밤새도록 채팅을 한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랬다.
A씨의 남편은 퇴근 이후나 휴일에는 종일 컴퓨터 앞에 있을 정도로 온라인 게임을 즐겨한다.
A씨는 그런 남편의 모습에도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잔소리 한번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편이 얼마전부터 게임에서 한 여성을 알게 된 후부터 이상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은 평소에는 게임을 해도 꼭 밤 11시에는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 여성과 알고 지낸 이후로는 밤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게임 안에서도 둘이 채팅만 한다는 것.
또한 한두 시간이 넘게 여성이 접속하기를 기다리기도 했고 심지어는 좋아하지도 않는 다른 게임에도 접속해 밤새도록 채팅을 했다.
이를 본 A씨가 "너무 과한 거 아니냐"며 "게임을 하는 것도 괜찮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 있는 것도 괜찮지만 선은 지켜달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남편은 도리어 A씨에게 "내가 이 여자 만나기라도 했어? 전화 한번 한 적 없어"라고 화를 냈다.
사실 A씨가 무엇보다 기분 나빴던 점은 남편이 여성과의 대화에 푹 빠져있다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그 여성과 채팅할 때는 옆에 A씨가 지나가는 것도 모를 정도로 집중하며 '헤벌쭉' 웃고 있다는 것.
A씨는 "남편은 그냥 게임에서 마음 맞는 사람 만나서 게임이 재미있어진 거라며 둘러댄다"며 "제가 예민한가요?"라고 질문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혀를 끌끌 찼다. 이들은 "둘이 '랜선 연애' 하나 보다", "예민한 게 아니라 진짜 너무한데?", "내 친구도 게임상에서 만나서 결혼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누리꾼은 "남편이 얼굴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여성에게 푹 빠진 것으로 보아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며 "얼굴 보는 것까지는 이제 시간 문제"라고 걱정했다.
이렇듯 최근에는 많은 이들이 '랜선 연애'도 결국 '연애'의 일종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몇몇 누리꾼들은 "걱정하지 말라. 상대가 사실 여자가 아닐 확률도 매우 높다"는 댓글에 큰 공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