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아기 엄마 경악하게 만들어 불매운동 벌어졌던 매일유업 '세균분유' 사건의 전말

인사이트(좌) 매일유업 조제분유 앱솔루트 / KBS1 '뉴스9' (우)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우리 아이에게 먹였던 '분유'에서 뭐가 나왔다고?"


부모들이 가장 분노하는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 입에 들어가는 음식만큼은 품질이 검증된 것만 주고 싶어 하는 게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은 부모들의 지갑도 선뜻 열게 만든다. 분유 한 통이 3만원을 훌쩍 웃돌아도 상관없다.


좋은 성분이 들어간 분유라면 비싼 가격이 대수겠는가. 본인들 입에 들어가는 음식의 품질은 떨어지더라도 아이에게는 지극정성을 다하는 게 바로 부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때문에 분유에서 무언가가 검출되면 부모들은 즉각 반응한다. 이 분유가 혹시 나쁜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만일 분유가 식품당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기라도 하면 부모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돼 처분받은 경우라면 더더욱.


우리 아이의 입에 들어갈 제품이기에 비싸더라도 흔쾌히 지갑을 열었는데 돌아온 것은 세균이라니. 부모들이 느낄 분노와 배신감,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최근 남양유업 제조 분유에서 '코딱지'가 들어갔다는 소비자 주장이 제기되면서 영유아를 기르는 많은 부모들의 마음이 철렁했다고 한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특히 해당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불매운동 조짐으로 이어지기도 한 상황.


남양유업의 이번 논란을 지켜보던 유업계는 덩달아 함께 긴장한 모습이다. 자사 제품에서도 이물질이 발견된 적이 왕왕 있기 때문.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매일유업도 '이물질' 이슈로 자주 여론의 도마 위에 선 바 있다.


그래서일까. 남양유업의 이번 논란으로 인해 아이를 기르는 부모들 사이에서 매일유업의 '세균분유' 사건까지 덩달아 조명되고 있다.


타사 분유에서 이물질이 검출될 때마다 뒤에서 남몰래 긴장하는 매일유업. 꼬리표처럼 매일유업의 뒤를 따라다니는 주홍글씨를 추려봤다.


1. 사카자키균 들어간 '유기농 산양분유'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매일유업은 지난 2007년 8월 '유기농 산양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홍역을 앓았다.


특히 같은 해 4월 '베이비웰아기설사' 등 일부 제품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었던 터라 매일유업의 품질관리 능력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었다.


사카자키균은 생후 4주 이내의 신생아나 면역결핍 영아에게 수막염이나 패혈증, 괴사성 장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다.


게다가 매일유업이 HACCP 획득으로 안전한 영유아 제품을 생산한다고 홍보를 했던 만큼 역풍은 거셌다.


2. 사카자키균 또 나온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1'


인사이트KBS1 '뉴스5'


지난 2009년 7월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1'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


'사카자키균'으로 몸살을 앓은 매일유업은 동일한 세균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것.


유아들이 먹는 분유에서 그것도 동일한 유해 세균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매일유업은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어선 게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


3. 대장균 검출된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2'


인사이트KBS1 '뉴스5'


2010년 매일유업의 고급분유인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2'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문제는 매일유업의 대처였다. 매일유업은 조사기관으로부터 자사 분유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음에도 소비자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고지하지 않았다.


그저 남은 제품만 수거했을 뿐이다.


특히 대장균이 자칫 뇌수막염이나 각종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유아 아이를 둔 부모들은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4. 식중독균 '황색포도상구균' 발견된 '앱솔루트 프리미엄 명작플러스2'


인사이트KBS1 '뉴스9'


지난 2011년 3월 매일유업 '앱솔루트 프리미엄 명작플러스2'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설사나 구토, 식중독 증세를 야기할 수 있어 영·유아가 섭취하는 분유에서는 검출되면 안 되는 균이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은 열에 강해 가열에도 잘 죽지 않아 영·유아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매일유업에서 수년째 연달아 '세균'이 검출됐었던 터라 비판 여론은 거셌다.


결국 최동욱 매일유업 대표이사는 같은 해 12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