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직 오른 '성공신화' 신학철 부회장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지난 9일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신학철 쓰리엠(3M) 수석 부회장이 내정되며 신학철 부회장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뿌리인 LG화학에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1947년 LG화학이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다소 이례적인 인사다.
특히, 신학철 부회장은 또 하나의 '월급쟁이 신화'를 달성하며 3M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전문 경영인으로 LG화학에 영입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1957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신학철 부회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1978년 방산 업체인 풍산금속 입사 후,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이직하며 차근차근 입지를 넓혔다.
입사 20년 만에 3M 미국 본사 수석 부회장 오른 신학철 부회장
그는 입사 7년 만에 소비자 사업본부장, 3M 필리핀 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을 넘어 20년 만에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놀라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3M은 설립 당시 광산 업체였지만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게 된 기업이다.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손꼽히는 3M에서 해외 사업 부문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른 만큼 신학철 부회장은 '혁신 전도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엄청난 성공 궤도를 달성한 덕에 그의 성공 스토리도 취업을 준비하는 20·30세대에게 일종의 '신화'와도 같아 '유튜브 스타'로도 인지도가 높다.
근면 성실한 모습으로 2030세대 '스타'로 떠오르기도 해
3M 수석 부회장이던 시절, 신학철 부회장은 새벽 4시부터 세계 경제 동향을 파악하는 등 이른 아침 일과를 시작하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됐다.
부회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 가장 먼저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이자 하루를 15분 단위로 쪼개 미팅하는 성실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본보기를 주기도 했다.
이처럼 앞서서 행동하는 신학철 부회장의 좌우명 또한 '치기언이과기행(恥其言而過其行·자신의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라고 한다.
LG화학의 혁신 노리는 구광모 회장의 '히든 카드' 될까
이러한 신학철 부회장의 모습들을 눈여겨 본 구광모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도 의사를 적극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저지 법인 재직 당시 구 회장이 신학철 부회장의 리더십을 인상깊게 보면서 차기 3M 회장으로 논의되고 있던 신학철 부회장의 영입을 직접 성사시켰다는 후문.
이에 따라 해외사업과 소재·부품 사업 경험이 풍부한 신학철 부회장을 필두로 한 LG화학의 변화도 눈여겨볼 필요성이 커졌다.
현재 석유화학 업계는 고유가와 미·중 무역전쟁, 최저임금 인상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혁이 시급해졌다.
LG화학의 경우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게다가 최근 3년간은 꾸준히 해외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유지해 해외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LG화학은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의 분야로 사업영업을 확장하고 있어 더욱더 '전문가'인 신학철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학철 부회장은 과거에도 인터뷰를 통해 기업에서 혁신이 가장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중 제일 강조한 부분은 '혁신의 지속 가능성'이다.
신 부회장은 2016년 미국의 한국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연례포럼에서도 "한국 경제 성장의 90%는 패스트팔로어에서 나왔지만 이제는 기업을 혁신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앞으로 신학철 부회장이 이끌게 될 LG화학도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학철 부회장이 탁월한 경영수완으로 LG그룹의 구광모 시대를 열어젖히는 상징적 인물이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신 내정자는 연말까지 3M 수석부회장직을 정리한 뒤 귀국해 내년 1월부터 LG화학으로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