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가 수서 대치경찰서 소속 김훤국 경위에게 패딩을 선물하게 된 사연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아침저녁으로 뺨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차가워진 가운데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경찰관에게 돌연 '패딩'을 선물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닐 텐데 네파가 일면식도 없는 경찰관에게 패딩을 선물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온라인을 훈훈하게 만든 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자살시도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김 경위
지난 8일 네파의 사회공헌활동 페이스북 페이지인 '따뜻한 패딩을 드립니다'에는 수서 대치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김훤국 경위의 사연이 올라왔다.
해당 사연에 따르면 김훤국 경위는 지난 5월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누가 아파트 10층 난간에서 자살하려나 봐요!"
신고 전화를 받자마자 김 경위는 함께 근무하던 이 순경과 함께 곧장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윽고 곧 현장에 당도했다. 하지만 급박한 신고전화와 달리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에 김 경위는 이 순경과 주위를 무작정 수색하고 있었다.
친구에게 자살 암시 문자 남기고 연락 두절된 여고생 확인
그때였다. 한 여고생이 추가로 신고를 접수했다. 친구가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연락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내용 덕분에 수사 범위는 좁아졌다. 이때부터 김 경위는 학생으로 추정되는 행인이 보이면 말부터 걸고 봤다.
그렇게 신원확인을 하던 중 한 여학생이 이름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자리를 떴다.
오랜 경찰생활 때문인지 김 경위는 이때 감이 왔었던 듯하다. 김 경위는 빠르게 도망가는 학생의 뒤를 쫓았다.
간신히 붙잡은 학생의 팔에는 본인의 이름과 연락처가 삐뚤빼뚤하게 적혀있었다. 극단적인 선택 후 자신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적어놓은 것이었다.
순간 김 경위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한다. 올해 고3인 자신의 딸과 이 학생이 겹쳐 보이면서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이런 선택을 하려 했을까 측은한 마음까지 들었다고.
자살하려던 여학생이 무화과 나무를 심은 이유
김 경위는 이 학생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구대로 데려왔다. 일부러 말을 걸었지만 이 학생은 입을 꾹 다문 채 닭똥 같은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
이미 학생의 마음은 꾹 닫힌 듯했다. 이 학생의 마음을 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김 경위는 순간 무릎을 탁 쳤다.
그는 학생을 데리고 지구대 옥상으로 가 직접 무화과나무를 심게 했다. 그리고 무화과 열매가 열리면 나중에 꼭 따러 와야 한다며 새끼손가락까지 걸었다.
무척이나 소소한 행위지만, 이로 인해 학생에게 삶의 작은 목표가 생긴다면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을 등졌다는 생각에 휩싸였을 때 오히려 따뜻하게 말 걸어주고, 살아가야 할 이유까지 준 김훤국 경위.
그러한 김 경위의 따스한 행동 덕분에 이 학생은 본인 스스로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파, '따뜻한 세상 캠페인' 주인공으로 자살하려던 여고생 구한 김 경위 지정
이에 네파는 김 경위의 선행을 높이 사 '따뜻한 세상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지정, 패딩을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13일 네파는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선행으로 일상을 따뜻하게 해 준 김훤국 경위에게 패딩을 전달했다.
한편 누군가의 추운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준 이들에게 패딩을 선물하는 네파의 '따뜻한 세상 캠페인'은 올해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네파의 대표 CSR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한 '따뜻한 세상 캠페인'은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4년째 지속되고 있다.
참여 방법은 페이스북 '따뜻한 세상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선행 주인공 사연을 직접 올릴 수 있으며, 미담 사례에 '좋아요'나 '공유'를 누르면 된다.
따뜻한 패딩 주인공 선정은 오는 12월 말까지 진행된다. 네파는 약 100여 명을 선정, 감사패와 따뜻한 패딩을 주인공에게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