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장중 10만원 아래로 떨어져…9년여 만에 처음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울상'인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장중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현대차 주가가 1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9년여 만에 처음으로,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13일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6%(2,100원) 하락한 9만 9,9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불안했던 현대차 주가는 장 초반 9만 6천원까지 떨어져 53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차 주가가 1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현대차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
현대차 주가는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바닥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서서히 회복, 전날보다 500원 오른 10만 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 하락은 대차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
현대차 주가가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에 자동차 무역이 불공정하다며 수차례 불만을 드러내며 수입차에 '25%'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한국의 경우 지난 3월 자동차 부문에서 다수 양보안을 담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합의했으나 별도의 수입차 관세 부과에서 면제되는지는 확답을 받지 못했다.
만약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대차는 1조 4,700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가도 떨어지고 신용 등급도 떨어졌다
현대차 주가가 8년 전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신용 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지난 12일 현대차의 무보증사채 신용 등급 전망을 기존 'AAA/안정적'에서 'A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김호섭 수석 연구원은 "판매 부진 등에 따른 구조적 측면의 수익 창출력 약화와 주요 완성차 시장의 수요 둔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 지속되는 품질 이슈·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현 등급에 부합하는 수익 창출력의 회복과 안정적인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2,88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9,251억원)를 68.8%나 밑돌아 큰 충격을 줬다. 이는 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나 급감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현대차의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세계 최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현대차의 신용 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