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직원 행복론' 덕분일까. 신한카드가 10년 연속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3월 신한카드 사장으로 선임된 임영진 사장은 취임사에서 "직원과 조직이 함께 발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신한카드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임 사장의 취임사처럼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떠오른 신한카드.
그러나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영진 사장의 취임 1년여 만에 신한카드 재직하던 직원이 사내 왕따를 견디다 못해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신한카드 협력업체 콜센터 직원들이 살인적인 근무환경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
여기에 신한카드 올해 1~3분기 누적 순익이 절반 가까이 급감하는 등 실적 악화까지 두드러진 터라 임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0년 연속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된 신한카드임영진 사장, 한국서 가장 존경받는 CEO 꼽히기도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8일 GPTW 인스티튜트(Institute)가 주관하는 '2018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에서 금융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이와 더불어 신한카드는 '명예의 전당'을 수상하기도 했다. 10년 연속으로 금융분야 대상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이는 카드업계 최초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은 신뢰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쌓아 가고 있는 회사를 선정하는 제도다. 로버트 레버링(Robert Levering)이 설립한 미국 GPTW(Great Place to Work Insitiute) 연구소의 한국지사인 GPTW 인스티튜드가 지난 2002년부터 매회 진행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지도 지난 1998년부터 로버트 레버링이 제안한 'GWP 모델'을 도입, 매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도입해 발표하고 있다.
임영진 사장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에 꼽히는 업적도 달성했다. 그와 함께 거론된 이들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등 36명이다.
신한카드는 임직원 간 신뢰 경영이 이번 수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한카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수상은 신한카드가 임직원간 신뢰 경영을 통해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상생을 위한 노력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수상 배경을 추측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직원 행복론'은 어디에 화장실도 허락받고 가는 콜센터 직원들의 '눈물'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수상이 자못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올해 들어 신한카드가 직원들의 업무환경과 관련해 수차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신한카드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여직원이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왕따를 당했고 죽는 방법밖에 없다"며 사내 따돌림을 주도한 직원의 실명과 고통스러운 심경이 적혀있었다.
직장 내 따돌림으로 한 여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3달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신한카드는 구설로 또 한 번 몸살을 앓았다.
신한카드가 협력업체 콜센터 상담원의 인격을 침해하는 등의 갑질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콜센터 삼당원들은 화장실을 가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며, 높게 책정돼 있는 하루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상담사의 휴가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은 물론 직원들이 행복한 신한카드를 만들겠다던 임 사장의 당찬 포부와 사뭇 대조되는 일들이 신한카드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것도 그가 신한카드 수장 자리에 앉은 지 1년 여가 조금 지난 시점에 말이다.
업계 1위 신한카드, 올해 1~3분기 누적순익 '반토막' 구설에 실적 악화까지…고심 깊어지는 임영진 사장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실적까지 '반토막'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신한카드의 2018년도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카드의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 이는 전년 동기보다 49.3% 감소한 수치다.
3분기 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2,758억원의 충당금 환입이 발생한 것이 반영된 탓이다.
이에 신한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위기의 돌파구로 삼을 모양새다.
하지만 단기간에 디지털 사업이 실적을 내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임영진 사장의 신한카드. 마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직원 행복론 공염불과 실적 악화를 임 사장이 어떻게 끊어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