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작가들은 도대체 어떻게 글을 쓰는가.
장편소설 작가를 꿈꾸는 이들은 이것이 가장 궁금하다. 글쓴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도 알고 싶지만 가장 풀고 싶은 숙제는 한 자 한 자 글을 써내려가고 마침내 완결된 작품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소설가 이명랑은 이런 불안을 토로하는 작가 지망생을 보며 자기 자신이 지망생 시절 느꼈던 고민을 다시 떠올렸다. 작가를 만나 단 한 번이라도 당장 맞닥뜨린 문제들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명랑은 온·오프라인으로 작가 지망생들을 만나 그들이 작가들에게 진짜 묻고 싶은 질문을 취합했다.
작가 지망생들의 질문은 대부분 비슷했다. 이들은 이론이 아닌 실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실전법을 알고 싶어했다.
이 작가는 지망생들의 질문을 들고 국내 대표 작가 11명을 직접 만났다. 작가들이 질문에 답하며 공개한 소설 창작에 관한 가장 직접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들이 책 '작가의 글쓰기'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 (시놉시스를) 안 써요. 왜냐하면 시놉시스를 짜지 않을 만큼 수천 번 생각해봐요. 머릿속에 다 들어 있을 정도로 생각해요."('도가니' 저자 공지영)
"의정부 지도, 전도를 사다놓고 창에 딱 붙여놓았어요. 그런 뒤 전체 지역만 놔두고 내 맘대로 내 소설에 필요한대로 공간을 만드는 거예요. 여기는 시청이 있고, 여기는 쓰레기 매립지가 있고, 여기는 하천이 있고…" ('28' 저자 정유정)
"많은 분들이 필사를 하셨는데 그게 좋은 방법인가에는 의문이 있어요. 문체는 작가 고유의 주제와 같이 가거든요."('너는 모른다' 저자 정이현)
책은 작가들의 실질적인 조언으로 가득하다. 첫머리를 어떻게 시작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지, 사건과 공간, 인물을 어떤 순서로 구상하는지, 글의 주제와 문체를 결정하는 방법부터 퇴고 방법까지 소설이 쓰이는 '공정'을 낱낱이 공개한다.
책에 참여한 이평재 소설가는 소설을 쓰려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소설 공부의 시작은 문장 훈련이다. 문장을 쓰고 나면 그 문장을 가지고 터득해 나가라. 문장을 쓰는 어떤 내공을 기르고, 그러면서 문장은 완성된다. 그러니 일단은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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