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출시도 안된 폴더블폰 100만대 팔겠다고 선언한 '허세甲'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인사이트'SDC 2018'에서 기조연설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 (좌) 'SDC 2018' 기조연설 화면 캡처, (우) 사진제공 = 삼성전자


'SDC 2018'에서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폰 공개고동진 사장 "무조건 내년 상반기까지 폴더블폰 출시"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IM부문장 고동잔 사장이 지갑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겠다고 못박았다.


고동진 사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폴더블폰 '갤럭시F'(가칭)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폴더블폰 예정물량은 최소 10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실험작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폴더블폰을 출시해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폴더블폰에 대한 수요가 불분명한데다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어 고동진 사장의 바램도로 과연 최소 100만대 이상 시장에 팔려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장을 맡고 있는 고동진 사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 출시 일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인사이트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폰 '갤럭시F' 모습 / 'SDC 2018' 기조연설 화면 캡처


폴더블폰 예정물량은 최소 100만대 이상이라는 고동진 사장7.3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화면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


고동진 사장은 "날짜를 못 박을 수는 없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조건 (폴더블폰을) 출시한다"며 "삼성전자 같은 생산 규모에서는 플래그십 제품 최소 생산 대수가 100만대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더블폰 초도 물량은 10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며 "시장 반응이 좋으면 그 이상을 생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에서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폰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폴더블폰은 화면을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7.3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에 접은 상태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이 작동됐다.


화면을 다 편 상태에서는 3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는 등 수십만 번을 접었다 펴도 모양이 변하지 않아 전 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인사이트'SDC 2018'에서 기조연설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 "여러 장애물이 극복됐다…구현하는 것만 남아"획기적인 기술 탑재 폴더블폰, 수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고동진 사장은 "이번 'SDC 2018'에서 디스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상용화 수준까지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면을) 접었다 폈을 때 선을 안 보이게 하는 등 여러 장애물이 극복됐다"며 "사용자환경(UI)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것만 남았다"고 밝혔다.


고동진 사장은 또 "내년은 '갤럭시' 스마트폰 10주년이기 때문에 나에게도 매우 의미가 깊다"며 "'갤럭시S10'을 제대로 준비해서 출시하겠다"고도 전했다.


폴더블폰 라인업과 관련해 기존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처럼 매년 출시할 계획이라라고 고동진 사장은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폴더블폰은 100여 국가에 출시되는 '갤럭시S', '갤럭시노트'와 달리 한국, 미국 등 한정된 국가와 제한된 통신사를 통해 출시될 전망이다.


인사이트'SDC 2018'에서 기조연설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침제기에 등장한 200만원 고가의 폴더블폰폴더블폰 공개와 관련 삼성전자 내부에서 '엇박자' 정황 


관련 IT 업계에서는 출시도 안된 폴더블폰을 100만대 이상 팔겠다고 선언한 고동진 사장의 발언이 너무 허황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인 상황에서 화면을 지갑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이기 때문이다.


일부 조사기관은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내년 320만대에서 오는 2022년 5000만대가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업계에서 폴더블폰 신제품에 대해 예상하고 있는 가격은 200만원 안팎이다. 현재 상용화된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쌀 뿐더라 폴더블폰의 활용 범위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 삼성전자가 그동안 '갤럭시' 신제품 출시 직전 공격적인 홍보 보다는 제품 공개 이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고동진 사장 발언이 '허세'로 밖에 안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꺼내들고 있는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무 / 사진제공 = 삼성전자 


폴더블폰 출시 관련 '엇박자 행보' 걷는 삼성전자 관계자들연말 정기 임원인사 앞두고 '무리수' 던지기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


폴더블폰 공개와 관련 삼성전자 내부에서 '엇박자' 정황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DC 2018' 개최에 앞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블폰 공개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었다.


그러나 정작 'SDC 2018'에서 폴더블폰 시제품이 공개됐고 내부적으로 '폴더블폰' 출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삼성전자 관계자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내부에서 일정 공유가 잘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론'이 일고 있는 고동진 사장이 자리를 지키기 위한 일환으로 폴더블폰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출시한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이 예상치만큼 판매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에서 고동진 사장은 회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폴더블폰 카드를 활용해 IM부문장 자리 지키려는 포석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인사이트'SDC 2018'에서 기조연설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폴더블폰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 드러낸 고동진 사장'갤럭시' 신화 영광 다시 한번 누릴 수 있을지 업계 주목


폴더블폰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폴더블폰 기획에서부터 개발과 상용화 등 현재 진행상황을 총체적으로 잘 아는 사람이 이끌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동진 사장은 "사람들이 쓰다가 '이게 뭐야' 하고 안 쓸 제품이라면 폴더블폰을 진작 내놨을 것"이라고 폴더블폰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폴더블폰이 기존 스마트폰 폼팩터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롤러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제품도 관련 기술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이 과연 내년에 출시할 폴더블폰을 통해 다시 한번 '갤럭시' 신화 영광을 누릴 수 있을까.


또 '갤럭시' 수장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판매 부진이라는 꼬리표를 폴더블폰을 통해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