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와 달리 인도에서는 '잘 나가는' 현대차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현대자동차가 국내와 인도 시장에서 완전히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인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선보인 신차 '올 뉴 상트로(상트로)가 판매 초기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달 10일(현지 시간)부터 상트로 사전 예약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2만 9천 건의 구매 예약을 받았다.
지난달 23일 공식 출시 이후 약 8,500만 대의 상트로 차량을 출고했으며, 구매자들은 1~2개월 안에 순차적으로 차량을 인도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비장의 무기' 상트로
상트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전 세계 4위인 인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비장의 무기다.
정 부회장은 특히 현지 맞춤형 전략에 공을 들였다. 우선 여름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만큼 더운 인도 날씨를 고려해 에어컨 시스템을 최고급으로 맞췄다.
또한 터번을 쓰는 인도인의 특성에 맞춰 차고가 높은 톨보이(tallboy) 스타일을 적용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10월 현대차는 인도에서 총 5만 2천여 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상트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는 1998년 인도시장 진출 이후 인도에서 가장 많은 월간 판매 기록이다.
국내에서는 '어닝쇼크' 기록한 현대차
그렇지만 인도 실적 호조에도 정 부회장은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당장 국내 시장이 얼어붙어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어닝쇼크' 급의 실적을 기록하며 몸살을 앓았다.
최근 현대차가 공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매출액 24조 4,337억원(자동차 18조 6,246억원, 금융 및 기타 5조 8,091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당기순익 3,0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무려 76%, 67.4% 감소한 수치다.
그야말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는 당분간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과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인해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 부활 위해 어떠한 돌파구 찾을 수 있을지 주목
따라서 정 부회장은 13억 인구가 밀집된데다 빠른 경제성장률, 뛰어난 IT 기술력을 자랑하는 '포스트 차이나' 인도 시장에 더욱 신경을 쓸 모양새다.
실제로 그는 지난 2월과 9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접견하고 현지 행사에 참여하는 등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9월에는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 기조 연설자로 참여해 현대차가 계획하는 미래의 변화 방향성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도 시장에서의 몸집 불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위기'의 국내 시장에서는 또 어떠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