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형제회사' 현대차·기아차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최근 현대자동차가 실적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기아자동차 역시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자동차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4조 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흑자로 돌아섰지만 시장 기대치인 2천억원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전 분기에 비해서는 66.7% '급감'했다.
또한 기아차가 지난해 3분기 통상 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충당금을 1조원 가까이 반영하며 영업 적자를 기록한 만큼, 이번 흑자 전환은 일종의 '착시 효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어닝쇼크' 급의 실적으로 인해 신용등급도 달라졌다. 한국기업평과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 직원들에 담화문 보내 '위기의식' 강조
이에 따라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부사장)는 회사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직감, 전 직원들에게 담화문을 보내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최 대표는 이메일을 통해 '지금은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가 총력을 다할 때'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공유했다.
그는 "우리의 생존을 걱정하고 협력사들의 자구 방안을 강구할 처지가 된 현실이 심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 분기 대비 3분의 1 토막 난 올 3분기 영업이익, 2만원 대로 떨어진 주가, 금융사 신용등급 하향조치 등은 기아차가 처해 있는 현주소"라며 "불요불급한 경비 절감과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는 등 자구노력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악화된 경영 환경과 실적 부진 등 기아차가 직면한 위기를 직원들과 함께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동반 위기' 현대차·기아차…호소력 있게 다가오는 최 대표의 담화문
한편 기아차의 '형제 회사'인 현대차 역시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국내 자동차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소폭 상승한 24조 4,3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6% 감소한 수치다. 당초 8천억원대로 추정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어닝쇼크'였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반 위기'에 빠진 현재, 최 대표의 담화문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호소력 있게 읽힌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