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친구들 앞에서는 수다쟁이지만 소개팅만 나가면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쭈뼛하기 일쑤인 당신.
이는 바로 옥시토신의 분비가 적기 때문이었다.
10일 뉴스1은 국제학술지 사회신경과학 학회(Social Neuroscience)에 실린 이스라엘 하이파대학교 심리학과 다니엘 코헨 교수진의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19에서 30세의 남성 44명을 반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옥시토신 0.4mL가 들어 있는 용액을, 다른 한 그룹에는 생리식염수만 담긴 용액을 코에 뿌리게 한 후 CID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은 호르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술, 담배, 커피 등 외부요인을 차단한 채 진행됐다.
CID 테스트는 본인, 친구, 낯선 사람 등의 사진이 띄어진 스크린이 1분 동안 천천히 실험자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실험자가 이를 보다가 불편함을 느끼면 버튼을 눌러 스크린을 멈춘다.
CID 테스트는 실험자의 반응 속도와 시간을 합산해 점수를 매기는데, 이 점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사교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 본인과 친구 사진을 봤을 때 두 그룹의 점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낯선 사람의 사진을 봤을 경우 옥시토신을 뿌린 그룹의 점수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약 200점 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
옥시토신 분비가 적으면 낯선 장소, 낯선 곳에서 소개팅할 때 친구들과 있을 때보다 사교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옥시토신이 사람 사이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다니엘 교수는 "익숙한 장소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안정감을 얻을 수 있어 '옥시토신' 분비가 활성화되기도 한다"라며 소개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다른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신뢰, 존중, 배려할 때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에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