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지하철 옆 미술관에서 우수한 작가들의 작품을 무료로 만나 볼 수 있다.
지난 8일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이 전시관 '광화랑'에서 전시 '매듭의 시작'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 '매듭의 시작'은 그동안 만났던 우수 작가들을 다시 한 번 초대해 광화랑의 의미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고심해보는 자리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박은태, 서수경, 오정은 작가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서민들의 표정을 담담하고 진솔한 풍경으로 그려냄으로써 이들의 소외된 감정을 시각적인 메시지로 담아냈다.
2017년 제3회 고암미술상을 수상한 박은태 작가는 지난 4월 전시 '늙은기계-두개의 시선'으로 광화랑에 참여했다.
그는 농촌 출신으로 산업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뒤늦게 미대에 진학해 화가의 길을 걸으며 겪었던 경험과 정서를 고스란히 작품에 남았다.
한국 리얼리즘 미술을 지키는 그는 사회문제에 고통받고 세상에서 밀려나 소외된 인물들에 대한 표현에 집중한다.
2011년 2월 전시 '어떤 쓸쓸함'을 개최했던 서수경 작가는 삶의 많은 순간 직면하게 되는 삶의 쓸쓸함을 주제로 고단한 이들의 삶과 이를 둘러싼 거대한 구조를 들여다본다.
그는 '살아간다(2016)', '헌화(2016)' 등의 회화 작품을 통해 힘없고 낮은 곳의 사람들이 지닌 강인함과 품위,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세상의 질서에 대해 노여워했던 날을 돌아봤다.
이어 서수경 작가는 훼손된 품위를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작업을 이어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사를 졸업한 오정은 작가는 2015년 11월 전시 '풍찬화숙'(風餐畵宿)에서 버려진 담뱃갑, 종이상자, 액자 등 회화의 주된 매체로부터 탈피하고 일상의 버려진 소재를 사용해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낮에는 서울 도심의 주요 공간으로 수많은 인파가 이동하지만 밤에는 노숙인의 쉼터로 기능하는 광화문 지하보도에 자리한 광화랑의 지리적 특성에 인상을 받아 작품을 제작해 주목받았다.
특정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화와 사건, 인물의 이미지가 사진이나 드로잉 같은 시각적 매체로 전환되는 과정을 기록한 오정은 작가는 내러티브의 전달이나 사회적 고발, 감정적 투사로 재료화(material) 되는 대상의 변화에 주목한다.
한편 세종 대로 사거리 지하보도 내에 있는 광화랑은 2004년 주변 문화 공간의 연계 목적으로 계획돼 2005년 2월 개관하였으며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시공간이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정기대관 시 신청 접수를 받고 있는 광화랑은 신진 작가의 작품이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무료로 대관하고 있다.
이번 전시 '매듭의 시작'은 8일부터 총 12일간 진행되며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