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민 아이소이 대표 / 사진 제공 = 아이소이 

90년대 최고의 카피라이터로 이름을 날리던 이진민 대표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2년 전 가수 아이유가 청아함을 마구 뽐내던 "선영아 사랑해" 광고를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천연 화장품 '아이소이'의 광고 캠페인이었는데, 이 땅의 평범한 여성들의 삶에 대해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며 공감을 샀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선영아 사랑해"라는 카피가 십수년 전 이미 한 번 유행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영아 사랑해"를 히트시킨 장본인은 1990년대 최고의 카피라이터이자 지금은 '아이소이'를 책임지고 있는 이진민 대표다. 

YouTube '아이소이'

금강기획과 제일기획 거친 엘리트 

이 대표는 "선영아 사랑해" 외에도 "한국 지형에 강하다, 애니콜", "나는 나 톰보이" 등 입에 착착 감기는 문구로 광고 시장을 뒤흔든 천재 카피라이터였다. 

금강기획(현 이노션)과 제일기획을 거치며 무려 15년간 광고계에 몸담았다. 

이런 그가 1999년 돌연 사표를 던지고 새롭게 택한 분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천연 화장품'.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에 함유된 벤젠, 파라벤 등의 화학 성분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천연 화장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또한 이전부터 '여성'을 위한 의미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단 생각을 해왔던 것도 계기가 됐다. 

Instagram 'isoi_official'

독일 천연 화장품 '로고나' 유통으로 시작한 화장품 사업 

과감히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긴 했지만 아이소이를 론칭하기까지 수없이 고비가 있었다. 

당시에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천연 화장품'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기에 관련 정보 한 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이 대표는 독일의 천연 화장품 브랜드 '로고나'를 국내에 직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사업의 닻을 올렸다. 

자연 원료에 대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로고나를 통해 사업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10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2009년, 그는 마침내 독자 브랜드인 아이소이를 론칭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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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송이 장미에서 단 1㎖만 나온다는 '불가리안 로즈오일'이 핵심 성분 

아이소이 화장품의 핵심 성분은 '불가리안 로즈오일'이다. 과거 이 대표가 천연 성분을 연구하던 중 유달리 비싼 제품을 한 가지 발견했는데, 그것이 바로 불가리안 로즈오일이었다. 

3천 송이 장미에서 단 1㎖만 나온다는 불가리안 로즈오일은 피부 재생과 미백에 탁월한 원료로 알려졌다. 

피부를 생각하면 넣지 않을 수 없는 '진짜 중의 진짜'였지만 가격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거래 농장을 확보하려고 현지를 찾아가자 농장에서도 정말 이것을 화장품에 넣을 생각이냐며 의아함을 표했다고.

그렇지만 원료에 관한 한 타협은 없다는 신조를 지킨 그는 지금도 불가리아에서 최고급 오일만 제공받고 있다.  

YouTube '아이소이' 

'좋은 성분' 니즈 높아지면서 덩달아 매출 폭풍 성장해 

이러한 소신이 소비자들의 마음에 가닿은 것일까. 아이소이는 2009년 이후 연평균 2배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오며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무조건 유명한 고급 브랜드만을 선호하기보다는 '좋은 성분'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입소문을 탔다. 

2009년 24억원이었던 매출은 2013년 160억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390억으로 16배 이상 껑충 올랐다. 

또 2015년부터 2016년까지는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기용해 또 한 번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 일본, 중국, 미국 등에 진출했으며 이 대표는 2020년까지 아이소이를 아시아 최고의 천연 화장품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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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광고맨에서 CEO로 변신해 천연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진민 대표. 

아이소이 다운 '좋은 성분'으로 꾸준히 승부하는 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 대표가 더욱 영역을 넓힐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