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수많은 편견, 차별과 싸워야 하는 장애인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게 참 쉽지 않다.
이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영위하는 '커피 사기', '영화 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도 큰 마음을 먹고 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서 이들에게 가장 먼저 학대를 가하는 대상은 바로 '가족'이다.
실제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 수많은 가정은 시설로 어린 자녀를 보낸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고 한들 부모님, 형제, 자매와 사는 따뜻한 '집'만 할까.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을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이 되면'이 다음 달 13일에 개봉된다.
'어른이 되면'은 무려 18년간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살아온 동생을 사회로 데려온 언니 장혜영의 이야기다.
발달 장애가 있는 여동생은 가족인 외할머니에게 마저 "저것 죽이고 나도 죽으련다"라는 말을 듣는다.
결국 주위의 차가운 시선에 지친 부모도 동생이 13살이 되던 해에 장애인 시설로 보냈다.
여자 주인공이자 '어른이 되면'의 감독인 장혜영이 14살 되던 때였다.
장혜영은 성인이 된 후 동생이 18년간 산 여주의 시설을 우연히 찾아갔다가 때마침 터진 '인권 침해 사건'을 마주했다.
해당 시설에서는 "애들이 말을 안듣는다"며 속옷만 입힌채 무릎을 꿇려놓고 체벌하고, 편식한다는 이유로 모든 반찬을 물처럼 마시게 하는 등 장애인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있었다.
장혜영은 해당 시설을 좋은 곳으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공론화를 거부했다. 자녀를 실질적으로 돌볼 상황이 안됐기 때문이다.
결국 장혜영은 알게 모르게 동생을 계속 학대했을 장애인 시설의 민낯을 본 뒤 동생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13살부터 남처럼 쭉 떨어져 살아온 동생을 돌본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른 채. 과연 장혜영은 동생을 포기하지 않고,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어른'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른이 되면'은 동생이 시설 밖에서 생존하는 모습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후원금 5천만원이 모아져 영화로 나올 수 있었다.
나이프로 직접 스테이크를 썰어 먹고,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등 그간 동생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것들이 예고편 영상에 담겨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현실의 이야기라 많은 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할 '어른이 되면'의 티저 영상을 직접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