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CTF 기반 96단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한 SK하이닉스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최근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CTF 기반 96단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SK하이닉스는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를 결합한 4D 낸드 구조의 96단 512Gbit(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해 연내 초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512Gbit 낸드는 칩 하나로 64GByte(기가바이트)의 고용량 저장 장치 구현이 가능한 고부가 가치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4D 낸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삼성맨' 출신 메모리 전문가인 정태성 낸드개발사업부문 사장
SK하이닉스가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라고 평가받던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배경에는 정태성 낸드개발사업부문 사장이 있었다.
'삼성맨' 출신인 정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20년 넘게 몸담으며 낸드플래시 설계와 상품 기획 등을 맡은 메모리 전문가다.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 낸드플래시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 품질보증팀장, 부품(DS)부문 기술전략팀장 등을 거쳐 부사장까지 승진한 뒤 삼성 종합기술원에서 연구위원을 지내다 2014년 퇴임했다.
이후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다 2016년 말 SK하이닉스에 영입돼 낸드플래시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계 '숙적'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출신을 영입해 사장급 임원으로 앉혔다는 점에서 당시 업계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SK하이닉스의 '사람 보는 눈'은 정확했다.
정 사장은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낸드플래시 사업의 발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며 메모리 전문가임을 입증했다.
정 사장은 72단 3D낸드 양산, 기업용 SSD시장 진출 확대 등 주요 성과를 내면서 부진하던 낸드플래시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이제는 96단 4D낸드 양산을 시작하면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 개선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칩 하나로 고용량 저장장치 구현 가능한 96단 4D낸드
96단 4D낸드는 SK하이닉스가 CTF 기반에서는 처음으로 PUC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을 강조해 제품 이름에 4D를 붙였다.
기존 72단 3D낸드보다 칩 크기가 30% 이상 줄었고 웨이퍼 당 비트 생산은 1.5배 증가했다.
동시 처리 가능한 데이터는 업계 최고 수준인 64KB에 이르며, 쓰기·읽기 성능도 72단 제품보다 각각 30%·25%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칩 1개로 기존 256GB 3D 낸드 2개를 대체할 수 있어 생산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숙원 사업이던 낸드플래시 사업에 본격적으로 '파란불'을 켜기 시작한 정 사장.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개발 플랫폼이 될 CTF 기반 96단 4D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또한 "96단 4D 낸드와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128단 4D 낸드 제품을 동시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