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말끝마다 저에게 '혼날래?'라고 말하는 남친, 계속 만나야 할까요?"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변세영 기자 =  관심과 억압의 경계에서 줄타기하는 행동을 어떻게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여기, 소소하게 사랑을 이어온 한 커플이 있다.


여성은 남자친구의 시원시원한 성격과 우물쭈물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다.


박력 있고 자신을 리드하는 모습에 남성적인 매력을 느꼈다.


남성 역시 작고 귀여운 그녀에게 보호 본능과 사랑을 느껴 자신의 온 관심을 쏟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함부로 애틋하게'


하지만 관심이라는 호의와 간섭이라는 불쾌함 사이의 감정은 생각보다 미묘했다.


여성은 어느 순간 남성의 관심이 강압적이라 느껴졌고 오지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저녁에 이루어진 통화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XX아 밥 먹어"


"나 오늘 그냥 안 당기네. 바쁘기도 하고"


"혼날래?"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쌈, 마이웨이'


처음엔 걱정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걱정해준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관심이 없다면 걱정조차 나오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일상 하나하나에 참견하는 건 '주제넘은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집에 가고 있어"


"혼날래? 지금이 몇 시야?"


그중에서도 특히 성인인 자신을 혼내겠다는 남자친구의 강압적인 말투가 불쾌해 숨 막히기 시작했다.


인사이트MBC '무한도전'


해당 사연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남성의 행동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여자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배려"라는 입장과 "강압적인 오지랖"이라는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인 것이다.


자신을 남성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남자친구는 여자친구가 마냥 아기 같고 챙겨줘야 할 것 같아서 저렇게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사랑이 있으니 관심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남성의 입장을 옹호했다.


한편 남자친구의 행동에 반기를 드는 의견도 많았다.


자신을 직장인이라고 밝힌 여성 B씨는 "내 직장 상사도 아니고, 부모님도 아니면서 남자친구가 나를 왜 혼내느냐?"고 언급했다.


이어 "관심과 억압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주장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