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살아생전 못 가본 '퀸' 콘서트에 다녀온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현재 네이버 영화 기준 평점 '9.58'이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다룬 웰메이드 음악 영화다.
2시간 내내 소름 돋는 퀸의 노래를 실컷 들을 수 있어 귀가 즐거울 뿐만 아니라, 화려한 무대 뒤 감춰진 '천재 아티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슬픈 사연을 마주하게 돼 뭉클한 감동도 느끼게 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옆에 있던 남자도 펑펑 울었다", "11점을 주지 못해 10점을 준다", "올해 남우주연상 연기 잘봤다", "슬픈 장면이 없지만 눈물 나는 영화", "2시간 내내 콘서트 보는 줄", "그 시절 영국엔 여왕이 2명이 존재했다" 등 관람객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박스오피스 2위에 안착했다.
부모님 세대의 가수인 '퀸'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왜 젊은 사람들까지 열광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퀸'이라는 영국 밴드를 몰라도 감명 받을 수 밖에 없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명장면을 소개한다.
1. "앞니가 4개 많아서 입속 윗공간이 넓어 그만큼 높은 소리가 나는 거다"
진한 우정을 나눈 퀸 멤버들의 첫 만남을 그린 장면이다.
당시 작은 로컬 밴드였던 퀸 멤버들은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프레디 머큐리의 본명)가 보컬 오디션을 볼 때 입이 툭 튀어나온 그를 비웃었다.
하지만 실력파 파록버사라는 그 자리에서 우월한 보컬 실력을 뽐내며 퀸 멤버들을 반하게 만들었다.
이후 우쭐해진 그는 "앞니가 많아서 노래를 잘하는 것"이라며 멤버들을 바로 '참교육' 했다.
2. "갈릴레오~ 갈릴레오~ 여기서 음을 더 높이면 개밖에 들을 수 없어!"
퀸의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 중간에는 높은 음역대로 "갈릴레오!"를 외치는 부분이 나온다.
이 부분을 맡은 드러머 로저 테일러는 '갈릴레오'를 계속 부르다 고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계속 "더 높여봐"라며 요구하고, 로저 테일러는 "여기서 음을 더 높이면 개밖에 들을 수 없어!"라고 버럭해 웃음을 자아냈다.
3. "6분이 길다고 하니 당신 부인이 딱하네"
3분 이상 되는 긴 곡은 안된다는 고정관념이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을 무렵, 퀸은 무려 6분짜리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곡을 투자자에게 가져간다.
하지만 편견에 사로잡힌 투자자는 "6분은 너무 길다. 절대 안된다"며 완강히 반대했다.
센스 없는 투자자에게 답답함을 느낀 프레디 머큐리는 이때 "6분이 길다고 하니 당신 부인이 딱하네"라고 일침을 가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통쾌한 프레디 머큐리의 '사이다' 발언에 영화관은 순간 웃음 바다가 된다.
4. "언제 내가 썩었다고 생각하는 줄 알아? 날파리가 꼬일 때"
어마어마한 계약금을 받고 팀원들과 상의 없이 퀸을 나온 프레디 머큐리.
솔로로 데뷔하면 행복할 것 같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사랑하는 친구, 연인과도 연락을 하지 못한 채 매일 마약에만 빠져 피폐하게 살아갔다.
자신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 매니저 폴 프렌터가 모든 연락을 단절시켰기 때문이다.
결국 프레디 머큐리가 걱정됐던 첫사랑 메리 오스틴이 찾아가 "진짜 가족이 누군지 생각해 봐라. 친구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와라"라고 말한 뒤에야 그는 깨달았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건 퀸 멤버들과 가족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 순간에도 폴 프렌터는 "술 이나 마시자"라고 말했고, 프레디 머큐리는 "넌 해고다. 언제 내가 썩었다고 생각하는줄 알아? 날파리가 꼬일 때다. (네가 갖고 있는 내 약점) 사진이든 뭐든 다 팔아라. 대신 평생 내 앞에 나타나지마"라고 단호히 말한 후 비를 맞고 집으로 돌아갔다.
5. "그냥 한번 해보고 싶어서"
솔로 욕심에 눈이 멀어 멤버들에게 막말을 한 뒤 퀸을 떠났던 프레디 머큐리.
하지만 곧 프레디 머큐리는 자신을 진짜 사랑해주는 '가족'같은 존재는 멤버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존심 강한 프레디 머큐리는 오랜 고민 끝에 멤버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데, 멤버들은 쉽게(?)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브라이언 메이는 멤버들과 상의해봐야겠다는 듯 "나가달라"고 프레디 머큐리에게 요구했고, 프레디 머큐리는 씁쓸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갔다.
나머지 멤버들도 프레디 머큐리가 나가있길 원한다는 듯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프레디 머큐리가 나가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근데 왜 내보낸 거야?"라고 브라이언 메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브라이언 메이는 "그냥 한번 해보고 싶어서"라며, 단지 콧대 높은 프레디 머큐리를 한번 꺾어보고 싶었음을 솔직히 고백해 관객의 폭소를 자아냈다.
6.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 밤늦게까지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에 다니는 프레디 머큐리를 마음에 안들어 했던 고지식한 아버지.
아버지는 늘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해라"라며 프레디 머큐리를 통제하려 했다.
이에 답답함을 느꼈던 프레디 머큐리는 아버지에게 반항을 하며 대립하기도 했는데, 그는 나이가 먹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다.
프레디 머큐리는 공연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는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에 가기 전 아버지를 찾아가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하고 있어요"라며 존경을 표했다.
무뚝뚝했던 아버지 역시 그제야 뜨거운 가슴으로 프레디 머큐리를 안아줬다.
7. "그럼 하늘을 뚫으면 되지"
그토록 그리워하던 퀸 멤버들과 재결한 한 뒤 처음으로 갖게 된 소중한 무대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
프레디 머큐리는 무대에 오르기 전 들뜬 모습으로 "우리들의 목소리로 천장을 뚫자"고 외쳤다.
그런데 이때 한 멤버가 "이곳은 천장이 없는 공연장이다"라고 알려줬는데, 프레디 머큐리는 "그럼 하늘을 뚫으면 되지"라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프레디 머큐리의 비장한 다짐과 함께 시작된 이들의 무대는 당시 전세계 TV로 생중계 돼 약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청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시작으로 '라디오 가가', '위 아 더 챔피언' 등 수많은 명곡으로 전세계 시청자에게 전율을 느끼게 해준 퀸.
이 장면은 영화에서 고스란히 재현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