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매출·영업이익으로 아모레퍼시픽 제친 차석용 대표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올 3분기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만년 2위'로 알려진 LG생활건강이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1위인 아모레퍼시픽을 제쳤다.
이 배경에는 얼마 전 미국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선정한 '베스트 퍼포밍 코리안CEO' 1위에 오른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의 남다른 노력이 담겨있었다.
지난 2005년 1월 차석용 부회장은 LG생활건강에 취임한 이후 계속해서 매 분기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가 취임한 후 회사의 시가총액은 44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2분기까지 매출이 오름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도 1분기 이후 53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후'와 '숨'으로 중국 시장 공략하는 데 성공한 차석용 부회장
뷰티 업계에서 '위기'로 꼽는 사드 보복 위기가 닥쳤을 때도 LG생활건강은 끄떡없었다. 오히려 홀로 고성장을 이어갔다.
이 모든 성과는 모두 차석용 부회장이 구축해 놓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서 차석용 부회장은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 '후'와 '숨'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유명 뷰티 인풀루언서를 초청해 후의 대표 제품을 선보였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색상인 빨간색과 금색을 활용해 최고급 세트 상품을 구성했다.
색조·스킨케어 브랜드 잇달아 인수한 차석용 부회장
'후'는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1위를 달성하며 K뷰티 신화를 써 내려갔다. 국내에서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 보브, VDL로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그 결과 차석용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후'를 1조원대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콘셉트가 다른 색조, 스킨케어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차석용 부회장은 회사의 모든 공을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차석용 부회장이 평소 직원을 대하는 태도나, 배려심 덕에 좋은 덕에 직원들이 아마도 그의 옆에 오랫동안 지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겸손한 '직원 바보'…직원들의 '워라벨' 신경
차석용 부회장은 업계에서 소문난 '직원 바보'다. 그는 회사의 매출보다도 직원의 '워라벨'에 가장 먼저 신경 쓴다.
과거 차석용 부회장은 업계에서 최초로 출퇴근 시간을 근무자가 알아서 조절하는 유연근무제와 정시퇴근제를 선제 도입한 바 있다.
또 '나를 따르라'는 경영 방식이 아닌 '내가 도와주겠다'는 방식으로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
뿐만 아니라 회의를 강요하기보다는 직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효율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고 알려졌다.
차석용 부회장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갈 것"
차석용 부회장은 LG그룹에 재직한지 올해로 14년이다. 그룹 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LG그룹에서 외부 영입 인사가 대표까지 오르는 것을 그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51분기 연속 최대 분기 매출 경신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음에도 차석용 부회장은 안주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LG생활건강이 아시아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금까지 이룬 것에 자만하지 않을 것"이라며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