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기 침체의 여파로 40대 연령층에서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취업준비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따르면 3월 40대 취업자 수가 5년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7000명 감소했으며 1월 2만7000명, 2월 4만8000명이 줄어든 데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왕성하게 일하는 나이인 40대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연속으로 감소한건 외환위기 여파로 '대량 해고' 바람이 불던 1998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아직 '젊은' 인력인 40대가 설 자리가 좁아지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경기 침제로 인한 기업의 빨라진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이 가장 크다.
실제로 유동성 위기로 1년 4개월의 긴 구조조정을 최근 마무리한 현대그룹 역시 40대가 대부분인 '과장급' 이상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
문제는 40대 취준생들은 이미 가정을 꾸리고 있는 '가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20대 못지 않게 취업이 간절하다는 점이다.
이들이 눈을 돌리는 일자리로 자영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그마저도 경기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미용업소, 세탁소, 카센터 등과 같은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에서도 일자리가 무려 5만30000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40대 '신입 공무원'이 늘어난 진풍경도 나타났다.
지난 12일 행정자치부의 '지방공무원 공채합격자 연령 현황'에 따르면 40대 이상 누적 합격자가 1711명이라고 알려졌다.
6년 사이 9급 공무원 20대 응시자가 26.4% 늘어난 것에 비해 40대 응시자는 201.5%나 늘어난 것이다.
20~30대 일자리가 분산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청년들과 함께 '구직활동'을 해야하는 40대가 급증하는 현 상황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곧 대학 졸업을 하거나 졸업 후 취업준비를 하는 25~29세 취업자가 심각한 감소세를 보이고 30대 또한 지난해 3월에 비해 3000명이 줄어드는 등 전체적인 취업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정아영 기자 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