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돈벌이 안돼도 '희귀질환' 환자 위해 '신약' 만드는 착한 제약사 5곳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 사진 제공 = 한미약품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열 올리는 국내 제약사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최근 들어 국내 다수 제약사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는 극소수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난이는 무척 높다. 그런데도 국내 제약사들은 왜 계속해서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제약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매년 11.1% 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2년에는 약 2,090억달러(한화 약 23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 제약사는 독점 공급을 통해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더불어 희귀질환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수익과 사회적 기여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제약사를 소개한다. 


1. 한미약품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미약품 


한미약품의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인 '글루카곤 아날로그(Glucagon Analog)'와 '경구용 항암신약 '오라솔'이 미국 시장에서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됐다. 


ODD 승인을 받은 치료제 덕에 개발사인 한미약품은 임상 승인 및 허가 기간 단축,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비 면제, 세금 감면,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은 이와 더불어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비소세포폐암 치료약 '포지오티닙'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발표된 임상 2상 결과, 포지오티닙은 EGFR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부분반응률(PR) 55%,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 5.5개월을 나타내는 등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현재까지 엑손20 변이가 나타난 폐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이 개발된 사례가 없어 '포지오티닙'이 해당 질환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2. GC녹십자셀 


인사이트(좌) GC녹십자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 제공 = 녹십자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


녹십자셀이 개발한 간암과 뇌종양에 효능이 있는 '이뮨셀-엘씨'가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됐다.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환자 개인별 맞춤 항암제다.


특수한 배양과정을 통해 항암 기능이 극대화된 강력한 면역세포로 제조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다.


간암 3상 임상시험에서 간암 환자 230명에게 절제술을 시행한 후 이뮨셀-엘씨를 16회 투여하고 평균 38개월 간 추적관찰한 결과 투여 환자의 경우 대조군보다 재발률은 37% 낮고 사망률은 79% 낮았다.


해당 내용은 지난 2015년 5월 세계적인 소화기학 학술지 가스트로엔테롤로지(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3. 종근당 


인사이트사진 제공 = 종근당 


종근당은 자율신경계 문제로 발생하는 '헌팅턴 증후군' 치료제 CKD-504 임상 1상을 미국과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헌팅턴증후군은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근육 간 조정능력을 상실하고 인지능력이 저하되거나 정신적 문제가 동반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임상시험에서 운동능력은 물론 인지기능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받으면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받아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이 아직 치료제가 없는 헌팅턴 증후군을 겨냥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앞당기기 위해 손잡은 제약사


4. 삼성바이오에피스 & 일본 다케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본의 다케다와 함께 급성 췌장염 신약 'SB26'을 공동 개발 중이다. 


해당 치료제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지난 8월 임상 1상 개시에 들어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다케다가 공동개발하는 급성 췌장염 치료제는 울리나시타틴Fc 융합 단백질(Ulinastatin Fc Fusion Protein) 성분으로 구체적인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정보사이트에도 아직 프로젝트가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췌장염은 여러 원인에 의해 췌장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궤사에 의한 장기손상,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현재 급성 췌장염 시장이 약 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일본 다케다의 치료제가 개발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 GC녹십자 & 유한양행 


인사이트허은철 GC녹십자 사장과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이 경기 용인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열린 신약개발 관련 협약식에서 MOU를 체결한 모습. / 사진 제공 = GC녹십자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은 희귀 유전성 질환인 '고셔병'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간과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킨다. 


국내 환자 수는 70명, 전 세계 환자 수는 6,500명으로 집계됐다.


GC녹십자의 희귀약 개발 노하우에 유한양행의 신물질 합성 기술력이 더해져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사가 과연 희귀 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 효과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