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라면장인' 아버지 빼닮아 '짜왕'으로 대박난 농심 2세 신동원 부회장

인사이트사진 제공 = 농심 


신동원 농심 부회장, 아버지처럼 '라면 시장'에 도전장 내밀어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만든 '짜왕'이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인기몰이하자 업계에서는 그가 아버지이자 농심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을 꼭 빼닮았다는 평가를 한다.

신 회장은 과거 친형이 운영하는 롯데그룹에서 '라면' 사업을 추진하다 거절당해 퇴출당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라면 사업에 자신 있었던 신 회장은 오늘날의 농심을 세우고 '신라면'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신라면'은 국민 라면으로 지금까지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인사이트신춘호 농심 회장 / 사진 제공 = 농심 


2003년 '짜파구리' 인기에 새로운 짜장 라면 개발키로 다짐한 신 부회장


그런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 받은 것일까.


신 회장의 장남 신 부회장은 지난 2003년 경영권을 물려받고 새로운 짜장라면 시장을 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당시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는 '짜파구리'가 큰 인기를 얻자 그는 새로운 짜장 라면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


신 부회장은 이제는 '짜파게티'처럼 쉽고 간편하게 먹는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실제 중식당에서 먹는 수준의 프리미엄 인스턴트 짜장면을 개발하고 싶었다. 


인사이트신동원 농심 부회장 / 사진 제공 = 농심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프리미엄 짜장면 '짜왕'


그러나 개발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먼저 그는 중국집의 짜장면 맛을 내려면 짜장면에서 '불맛'과 '고소한 기름' 맛을 내야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채소나 춘장을 볶을 때 느낄 수 있는 '불 맛' 그리고 실제 중국집에서 사용하는 굵은 면을 개발해야 했다.


문제는 굵은 면을 사용하면 면 전체를 제대로 익히기 어려운 뿐더러 조리시간도 길어지는 것. 신 부회장은 딜레마에 빠졌다.


인사이트짜왕 개발에 참여한 농심 직원 / 농심 공식 블로그 


2년에 걸쳐 완성된 굵은 면 '짜왕'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프리미엄 제품화에 가치를 내걸고 2년 전부터 연구해 온 굵은 면 조리 기술을 사용했다.


자체 개발한 신기술 HPTET를 적용한 결과 조리 시간을 단축하고 면이 퍼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다.


신기술 덕에 신 부회장은 기존 라면보다 1.5배 굵은 면으로 프리미엄 짜장면인 '짜왕'을 선보일 수 있었다. 


또한 '불맛' 스프를 만들기 위해 저온농축 기법을 사용해 스프를 농축시켜 수분만 제거하고 맛과 향은 오래 보존할 수 있게 했다. 


인사이트YouTube 'nongshimPR'


중국집 짜장면과 비슷한 맛 재현한 농심 


여기에 중식당에서 파는 것처럼 매끄럽고 고소한 맛을 내는 기름도 첨가했다. 기존 짜파게티보다 많은 양의 채소를 넣어 최대한 중국집 짜장면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이런 공정을 거치면서 태워먹은 프라이팬만 해도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신 부회장은 식품을 개발하고 난 후에도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 싶어 내부적으로 맛을 검증받았다. 농심 주부 모니터 20~30명에게 정성적인 맛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 중고등학생 등에게도 정량을 조사했다. 제품 패키지나 브랜드를 노출시키지 않고 맛만 보여줬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농심 


7점 만점에 5점 받은 짜왕…제품명서 의견 충돌 


7점 만점이었지만 내부 조사에서 세대별로 각각 5점을 넘었다. 모든 단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또 한 번의 문제가 있었다. 제품명을 정하는 것이었다.


짜파게티를 능가할 프리미엄 짜장면을 만들었지만 기존 짜파게티에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더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이름의 제품을 내놓을 것인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의견 충돌이 생겼다.


결국 회사는 프리미엄 짜장 라면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로 가자는 결정을 했다.그리고 짜장의 왕이라는 의미를 담아 '짜왕'으로 이름을 지었다.


인사이트Instagram 'nongshim'


다양한 '짜왕' 조리법 '화제'…매출도 올라


짜왕이 출시된 후 SNS에는 짜왕을 활용한 다양한 조리법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매출이 올랐다.


또한 그 해 5월 국내 예능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에 간접광고로도 나오면서 '짜왕'에 대한 검색어 유입이 크게 늘었다. 일회성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출시 한 달 만에 '짜왕'은 600만봉이 팔려 9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또한 출시된 후 '짜왕'은 한때 수년간 1위를 지켜온 신라면을 누르고 라면 매출 1위로 오르기도 했다. 


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신 부회장이 굵은 면발을 적용해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쓴 것이 주효했으며 라면에 대한 자부심, 열정은 마치 그의 아버지인 신 회장의 모습을 닮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농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