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백화점서 전쟁 중인 '동갑내기 CEO' 정지선vs정유경, '홈퍼니싱'에서도 격돌한다

인사이트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 (좌) 뉴스1, (우)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백화점 사업에서 '정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인테리어 사업에서도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각 현대리바트와 한화L&C, 까사미아를 미래 먹거리 사업의 '선봉장'으로 낙점, 승리를 위한 전략 구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테리어 사업에서 치열한 전쟁 예고한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


이들이 현재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업 부문은 바로 인테리어 사업, '홈퍼니싱' 시장이다.


홈퍼니싱이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꾸민다는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는 것을 뜻한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규조 13조 7천억원으로 추정되며, 2023년에는 1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한샘, 이케아 등 거대 가구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물론 ZARA, H&M 등 패션 업체들까지 홈퍼니싱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2023년에는 1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홈퍼니싱 시장


국내 백화점 사업을 이끌면서 리빙·인테리어 사업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현 상황을 그냥 지나칠리는 만무하다.


실제 이들은 리빙·인테리어 사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뉴스1


먼저 정 회장의 경우 올해 11월 안에 현대홈쇼핑을 통해 종합 건자재 업체 한화L&C의 지분 100%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홈쇼핑이 한화L&C 지분 인수에 쓰는 돈은 모두 3,680억원으로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인테리어 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한화L&C를 인수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고, 건자재 사업을 통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한화그룹을 대상으로 사무용 가구 등을 공급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이처럼 정 회장이 인테리업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그는 이에 앞서 2017년 미국 최대 홈퍼니싱 업체 '윌리엄스 소노마'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5년 기준 5조 5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윌리엄스 소노마와의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에는 정 회장의 역할이 매우 컸고 그는 모든 과정을 꼼꼼히 챙기고 심지어 매장 연출 및 상품 구성까지 신경 쓴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한화L&C 지분 인수에 쓰는 돈은 모두 3,680억원


이 덕분에 현대백화점은 '세계 최고 브랜드 입점'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됐고,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10년 동안 윌리엄스 소노마의 매장을 30개 열기로 결정했다. 홈퍼니싱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유통은 물론 리빙, 뷰티 등 다양한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는 정 총괄사장도 홈퍼니싱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인사이트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올해 1월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홈퍼니싱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 정 총괄사장은 인수 당시 "5년 내 까사미아 전국 매장 수를 160여개까지 늘리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7월 발생한 '라돈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전문가들은 충성 고객이 많아 곧 이를 회복하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주(JAJU)'와 '까사미아'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


또한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JAJU)'가 최근 리빙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어 두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홈퍼니싱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현대와 신세계가 자사 브랜드를 앞세워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며 "이케아, 한샘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당분간 이 두 기업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홈퍼니싱 시장에 뛰어든 것은 미래를 내다본 움직임이다"며 "양사 간 경쟁이 불가피하겠지만 건강한 경쟁을 통해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