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랄 때부터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르침을 들어온 현대家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자동차, 조선, 중공업 등 국내 굴지의 산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家의 남성들은 '충실한 병역 의무 이행'으로 유명하다.
다른 재벌가가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家 남성들이 유독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 이유는 자랄 때부터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르침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금의 현대家를 있게 한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생전 다양한 복지 사업을 통해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몸소 실천한 것.
그리고 이런 활동은 그저 외부에 '보여주기'가 아닌 '엄격한 자식 교육'으로 이어졌고, 이 같은 故 정 명예회장의 가르침 덕분인지 현대家의 주요 총수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충실한 병역 의무 이행'으로 유명한 현대家 남성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앞서 설명한 '충실한 병역 의무 이행'이다.
대개의 재벌 총수들이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에 비해 현대家 남성들은 병역 문제에서 매우 떳떳하다.
먼저 직계 2세를 보면 정몽구(현대자동차그룹 회장), 故 정몽헌(前 현대그룹 회장), 정몽준(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前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이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특히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ROTC(ROTC 13기) 장교 출신이라는 재벌가로서는 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직계 3세로 확대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故 정 명예회장의 직계 3세는 11명으로, 정지선(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정일선(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기선(현대중공업 부사장) 등이 육군 병장이나 카추샤 등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병역 문제가 껄끄러운 다른 재벌가와는 대비되는 현대家
방계인 한라그룹·성우그룹·한국프랜지공업·현대산업개발·KCC 등의 3세나 4세 역시 대부분 군 복무를 성실히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병역이 면제된 현대家 남성들도 있다.
직계 2세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과 직계 3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다.
두 사람 다 건강상의 이유로 병역 면제를 받았는데, 특히 정 부회장은 '담낭 결제'라는 병명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어머니인 이정화 여사는 담낭암으로 지난 2009년 5월 별세했다.
이처럼 현대家 남성들은 선대 故 정 명예회장 뜻을 이어받아 적극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사회적 책임 실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도 사회적 책임 완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거나, 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덕분에 현대家는 사회적 연대 의식과 책임 의식이 갈수록 희박해지는 국내 재벌가 중 "유일하게 배울 점이 있는 재벌가"로 꼽히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일반인들도 이 같은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ROTC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정몽준 이사장 부자(父子)
한편 ROTC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최전방에서 ROTC 장교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군대 서열로만 놓고 봤을 때문 정몽준 이사장 부자가 현대家에서 최강이다"라는 우스개 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