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저 혼자 살아요"
1인 가구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이제 이런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무려 562만 가구가 '혼자' 살고 있다. 17년 만에 주거 문화가 1인 가구 형태로 변모한 것이다.
그런 만큼 1인 가구 밀집 지역에서는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난 4월, 한국정책연구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기준 국내 1인 가구 밀집 지역과 비밀집 지역의 범죄 발생률의 차이는 2~3배가량이나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최근에도 1인 가구가 즐비한 원룸촌에서 공포감을 조성하는 범죄가 일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헐벗고 찾아온 변태'라는 글과 사진이 올라와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공개된 사진 속에는 벌거벗은 남성이 여성 혼자 사는 집 원룸 문고리를 돌리는 모습이 담겨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런 식의 범죄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혼자 사는 '혼족'에게 유일한 안전망은 집 문을 지키는 '도어락'이다.
하지만 이 '도어락'마저 안전에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의 한 원룸촌에서는 원룸 비밀번호가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내가 혼자 사는 원룸 '도어락' 비밀번호가 언제든 불특정 타인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1인 가구의 피부로 와닿는 '실질적 공포'다.
1인 가구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강조되는 가운데, 이런 원룸촌 범죄를 다룬 영화가 우리에게 '현실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제를 모으는 영화는 연기파 배우 공효진 주연의 '도어락'이다.
'도어락'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을 현실적인 스토리로 잘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런 '공감성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는 예고편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공개한 '도어락' 예고편에서 혼자 사는 공효진은 불 꺼진 자신의 방에서 낯선 인기척을 느낀다.
불안감이 엄습함과 동시에 낯선 이가 공효진 집의 문고리를 잡고 거세게 흔든다.
이어진 영상에서 공효진은 "누구 없어요?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치지만 그를 돕는 이는 어디에도 없다.
이어 혼자 살며 잠자는 공효진의 집에 들어오는 낯선 남성의 그림자. 조용히 공효진을 지켜보는 남성의 모습이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한다.
우리나라에는 혼자 사는 사람에게 공포심을 주기 위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도망가거나 문을 두드리는 공포에 노출돼 이를 일상처럼 느끼는 '혼족'들이 많다.
이런 현상을 그대로 영화에 담아낸 '도어락'은 배우 공효진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고 전해진다.
공효진은 "(영화 '도어락'은) 현실적인 공포를 다루어 더 무섭다"며 "절대 혼자 못 볼 것 같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을 뼛속까지 공감할 '혼족'들. 이들이 공감할 영화 '도어락'이 탄탄하면서도 현실적인 공포 스토리로 1인 가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