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신춘호 농심 회장이 '새우깡' 이름 짓게 한 막내딸의 '한마디'

인사이트(좌)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농심 (우) 농심 '새우깡' / 사진 = 인사이트


올해 47세 된 농심 베스트셀러 '새우깡' 알고 보면 아기자기한 '새우깡' 네이밍 비화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아이 손 어른 손 자꾸만 손이 가~"


올해 47세가 된 농심의 베스트셀러 과자 '새우깡' CM송이다.


CM송 가사처럼 새우깡은 어느덧 불혹을 훌쩍 넘고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그 인기는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 스낵'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전 세대를 매료시킨 제품인 만큼 새우깡을 모르는 이도 드물다. 변함없는 맛 그리고 입에 찰 달라붙는 '새우깡'이라는 네이밍이 장수 인기의 배경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매력적인 새우깡. 친근하면서도 귀여운 듯한 느낌이 나는 새우깡 네이밍의 배경은 알고 보면 더욱 귀엽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골머리 앓던 네이밍 달인 신춘호 회장에게 '힌트' 준 사람의 정체


'새우깡'이라는 제품명은 '네이밍 달인'으로 불리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만들었다.


사실 네이밍 달인 신춘호 회장도 새우깡이라는 브랜드명을 내놓을 때까지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이거다' 싶은 이름도 없었다. 서해새우, 새우튀밥, 새우뻥 등 갖가지 이름이 거론됐지만 신 회장 마음에 쏙 드는 제품명은 하나도 없었다.


제품명 때문에 몇 날 며칠 고민을 하던 신 회장. 그런 신 회장의 눈 앞에서 4살짜리 막내딸(신윤경)이 귀엽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리깡 아리깡 아라리요~"


아리랑을 아리깡으로 잘 못 부르는 딸에게 신 회장은 '아리랑이라고 불러야지' 말하려다가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인사이트Instagram 'nana_kkkkk', 'yunhee1138'


딸의 노래에서 힌트 얻은 '새우깡'


신 회장은 딸이 잘 못 부른 '아리깡'에서 '아리'를 떼고 '새우'를 붙였다.


생각보다 조합은 괜찮았다. 아니, 퍽 마음에 들었다.


신 회장은 새우와 깡을 조합해 '새우깡'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드디어 이름이 생긴 새우과자 '새우깡'은 1971년 12월 시장에 등판했다.


인사이트


47년째 대박행진 이어가는 새우깡의 위엄


새우를 고소하게 튀긴 새우깡은 생산되는 족족 무섭게 팔려나갔다.


첫해 생산량은 20만 6천박스에 그쳤으나, 그다음 해에는 425만 박스를 생산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게 되면서 생산량을 20배가량 늘린 것이다.


그 인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먹어도 먹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 새우깡의 누적 판매량은 80억봉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한해 판매약만 약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Instagram 'oiiurhdn'


해외에서의 인기도 뜨겁다. 새우깡은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 대륙까지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신 회장에게 시름을 안겨줬던 제품이지만, 출시 이후부터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매년 수많은 신제품이 출시됐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식품업계에서 반세기 가량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새우깡. 이런 새우깡이 앞으로 또 어떤 기록을 또 써내려 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