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국내 암호화폐(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을 거액 4천억원에 인수한 인물이 있다.
유명 성형외과 전문의에서 이제는 '사업가'로 변신에 성공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BK메디컬그룹 이끌며 '성형 한류' 불러온 인물
1963년생인 김 회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로 근무하다가 1995년 '김병건성형외과'를 개원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0년 병원을 확장하면서 'BK성형외과'로 이름을 바꾼 그는 7년 후 '동양성형외과'를 합병, 싱가포르에 BK메디컬그룹을 세웠다.
BK메디컬그룹을 통해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성형 한류'를 이끈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수천억대 주식 보유자… '투자의 신'으로 유명한 재야의 고수
평범한 의사이던 그가 증권가에서 '투자의 신'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90년대 후반부터다.
그는 당시 의료 정보 솔루션 업체인 비트컴퓨터 주식으로 수십억원의 차익을 실현해 '재야의 고수'라는 별명을 얻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벤처 휴젤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가 2007년 1억 3천만원에 매입한 휴젤의 주식 가치는 현재 1,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투자 안목이 뛰어난 김 회장이 새롭게 관심을 쏟은 분야는 바로 블록체인. 그는 10여년 전 금융 선진국인 싱가포르에서 블록체인을 처음 접하면서 일찌감치 그 발전 가능성에 눈을 떴다.
지난해에는 유망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가상통화로 자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돕는 ICO플랫폼을 만들어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번 빗썸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인 ICO플랫폼을 더욱 발전시키고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빗썸을 블록체인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려는 김 회장
사실 김 회장은 이번 인수 전에도 이미 수십 억원을 투자해 빗썸 5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그가 블록체인 가상화폐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더해 빗썸의 기존 주주로서 누구보다 내부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이 인수에 큰 몫을 했다고 해석된다.
이제 김 회장은 빗썸의 더 큰 도약을 꿈꾼다. 빗썸은 15일(오늘) 홍콩 자회사를 기반으로 제2거래소인 '빗썸 덱스'를 개시했다.
덱스는 거래소가 가상통화를 보관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로 이뤄지는 방식을 취한다. 글로벌 이용자들이 암호화폐를 1:1로 거래할 수 있는 해외시장인 셈이다.
김 대표, "빗썸 기반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넓힐 것"
또한 김 대표는 가상통화 거래소가 수수료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닌 블록체인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빗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외부 프로젝트와 협업하고 그를 통해 블록체인의 상용화와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꾀한다는 각오다.
아울러 블록체인 가상화폐로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크라우드 펀딩을 돕고 기업 고객의 다양한 필요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빗썸을 통해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전 세계에서 주요한 플랫폼으로 자리하겠다는 김 회장의 '빅 픽처'가 이뤄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