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LG로부터 받은 '의인상' 상금 어려운 이웃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의인 6인

인사이트최길수 소방관 / (좌) 사진제공 = 용산소방서, (우)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평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LG그룹 故 구본무 회장LG복지지단, 2015년 '의인상' 제정 후 총 80명에게 수여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 - 故 구본무 회장


지난 5월 갑작스럽게 타계한 LG그룹 고(故) 구본무 회장은 평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살아생전 故 구본무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입이 닳도록 강조했고 이에 따라 LG복지재단은 지난 2015년 9월 'LG 의인상'을 처음 제정했다.


'LG 의인상' 수상자 선정은 LG복지재단 내부 조직인 '의인상 선정위원단'에서 결정해 수여하게 된다. 의인에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의 상금이 전달된다.


고속도로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고의로 추돌사고를 낸 한영탁 씨에서부터 화재현장에서 자신의 산소마스크를 내어준 한의섭 소방관까지 지난 3년간 총 80명이 넘는 영웅들이 'LG 의인상'을 받았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LG그룹은 단순히 의인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인재채용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정의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대구 지하철에서 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 생명을 구한 최병수 병장을 LG화학 여수공장 업무지원팀 소속 사회공헌 담당자로 채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故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라 제정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LG 의인상'이 더욱 빛을 발휘하는 이유는 의인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로부터 받은 '의인상' 상금을 기부함으로써 그 의미를 두 배로 만든 시민 영웅들. 그들의 선행을 잊지 않고자 기부활동으로 감동을 안긴 의인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1. 봉화 엽총사건 범인 제압한 '용감한 시민' 박종훈 씨


인사이트봉화 엽총사건 범인 제압한 박종훈 씨 / 사진제공 = LG그룹


지난 8월 봉화 엽총 난사범 김모(77) 씨가 봉화군 소천면의 사찰에 엽총을 들고 침입, 스님에게 총을 발사했고 소천면사무소에서 직원 두 명에게 총을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목격한 박종훈 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곧바로 엽총 난사범 김씨를 제압하기 위해 달려갔고 몸싸움 끝에 엽총을 빼앗아 던졌다.


당시 박종훈 씨는 "막기 위해 달려드는 순간 총구를 내게 돌렸지만, 제압하지 않으면 더 큰 사고가 날 것 같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LG복지재단은 위험을 무릅쓰고 봉화 엽총 난사범을 제압한 용감한 시민 박종훈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고 박종훈 씨는 상금 3천만원을 유족에게 전했다.


2. 한강에 빠진 시민 구한 '참군인' 김용우 해군 중령


인사이트김용우 해군 중령 / 사진제공 = LG그룹


김용우 중령은 지난 7월 서울 성동구 옥수나들목 인근에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달리던 중 강 한복판에 빠져 둥둥 떠있는 여성을 보고 한치 망설임 없이 곧바로 한강에 뛰어들었다.


물에 빠진 여성에게 다가간 김용우 중령은 구명환을 여성에게 건넸다. 한강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5분여도 되지 않았다.


김용우 중령은 당시 "평시에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군인의 본업'"이라면서 "같은 상황이었다면 모든 군인이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의인상'을 수상한 김용우 중령은 LG복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상금 전액을 해군 장학재단에 기부해 많은 이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3.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이웃 구한 '꽃집사장' 장순복 씨


인사이트불길 속에 뛰어들어 이웃 구한 장순복·안미순 씨 부부 모습 / 사진제공 = 용인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서 꽃집을 운영하고 있던 장순복 씨는 지난해 3월 불이 난 철물점에 주인 김모 씨가 쓰려져 있다는 사실을 듣고 불길이 치솟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장순복 씨는 불길 밖으로 나와 아내에게 119에 신고해달라고 말한 뒤 마스크를 쓴 채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가 김씨를 가게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장순복 씨는 김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구급대원이 화재현장에 도착하기 전 김씨가 의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장순복 씨는 당시 구조 과정에서 손에 화상을 입었다.


평소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공연할 기회가 마땅치 않은 사실이 안타까웠던 장순복 씨는 'LG 의인상'을 수상하게 되자 상금을 용인 구성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창단에 기부했다.


4. 바다에 빠진 선원 살리려고 2천만원짜리 그물 자른 김국관 선장


인사이트바다에 빠진 선원 7명 살린 '바다의 의인' 김국관 선장 / 사진제공 = LG그룹


한밤 중 망망대해에 있던 어선 한 대가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해 어선을 타고 있던 선원들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당시 사고현장에서 2km 떨어진 해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던 김국관 선장은 긴급한 해경의 연락을 받고 출동해 바다에 빠진 선원 7명을 구조했다.


김국관 선원은 가격이 2천만원에 달하는 그물을 망설임 없이 자르는 등 빠른 대처로 바다에 빠진 선원들의 목숨을 무사히 구할 수 있었다.


김국관 선장 부부가 전남 신안군청을 방문해 신안군장학재단에 'LG 의인상'으로 받은 상금 중 1000만원을 장학기금으로 전달했다.


5. 불길 속 일가족 5명 구한 '부천 크레인 의인' 원만규 씨


인사이트불길 속 일가족 5명 구한 '부천 크레인 의인' 원만규 씨 / 사진제공 = LG그룹


지난 2016년 11월 경기도 부천시 여월동 주택가에 위치한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4층에 거주하는 일가족 5명이 불길과 연기를 피해 베란다로 대피했다.


출동한 소방대원이 소방사다리차를 이용해 일가족 구조를 시도했지만 건물주변의 전선에 걸릴 위험이 있어 사다리를 올리지 못한 채 구조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침 현장을 목격한 원만규 씨는 자신의 크레인을 이용하면 전선을 피해 구조를 할 수 있겠다고 판단, 크레인을 몰고 왔고 덕분에 일가족을 구할 수 있었다.


'부천 크레인 의인' 원만규 씨는 LG복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상금 중 1천만원을 부천창영초등학교 관악부와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 기부했다.


6. 주민 구하려 온몸으로 '불기둥' 막다 부상 당한 최길수 소방관


인사이트주민 구하려 온몸으로 막다 부상 당한 최길수 소방관 / 사진제공 = LG그룹


지난해 3월 최길수 소방관은 동료 소방관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용문동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최길수 소방관은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안전히 창문에서 뛰어내릴 수 있도록 온몸으로 화마를 막았지만 1층으로 뛰어내리던 중에 허리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특히 최길수 소방관은 당시 결혼을 3주 앞둔 예비 신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고 LG복지재단은 온몸으로 불기둥을 막은 최길수 소방관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시민을 구한 최길 수방관은 모교인 계명대를 찾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발전기금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