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234일 만의 프리덤' 신동빈, 8일부터 출근해 '올스톱' 롯데 경영 정상화한다

인사이트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234일 만에 서울구치소를 나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짧은 휴식을 마치고 8일 정상 출근해 그룹 현안을 살펴볼 예정이다.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5일 서울구치소를 나온 뒤 바로 본인의 집무실이 있는 롯데월드타워로 갔다.


구치소 나오자마자 집무실로 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곳에서 신 회장은 본인의 수감 기간 동안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려 그룹의 경영 활동을 이어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함께 식사를 했다.


이후 그는 가회동 자택으로 이동,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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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은 8일부터 롯데월드타워 집무실로 정상 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출근과 동시에 황 부회장을 비롯해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에게 그룹의 현 상황을 듣고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8개월 총수 부재'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경영 현안이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투자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투자건이 중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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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경영 현안 살펴볼 듯


앞서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영철강회사로부터 공장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 공사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총수 부재'로 올스톱 된 총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도 재추진될 전망이다. 롯데는 베트남 제과 업체, 인도네시아 유통 업체, 미국 호텔 체인, 유럽 화학 업체 등 10여건의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신 회장 구속으로 인수전 참여를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이밖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 신규 투자와 고용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또 본인의 구속으로 떨어진 롯데그룹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개혁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신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경영 비리 관련 검찰 수사가 끝난 뒤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신 회장은 5년간 40조원 투자, 7만명 고용이라는 계획과 함께 그룹 체질 개선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 부재'로 위기를 겪었던 롯데그룹이 새 전환점을 맞았다"며 "총수 부재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올스톱됐던 경영 현안들이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판사 강승준)는 경영 비리 혐의와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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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최순실이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추가 지원했다는 혐의는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해 수동적으로 응했고, 불응할 경우 기업 활동 전반에 불이익을 받을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며 "뇌물 공여 책임을 엄히 묻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


경영 비리 사건에 대해서는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 이익을 몰아줬다는 일부 배임 혐의를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1심과 달리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것을 용인했을지언정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을 바꿨다.


유죄로 인정된 배임 혐의도 신 총괄회장의 책임이 무겁고, 수동적으로 가담한 것에 불과해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판단했다.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법정 구속된 지 8개월여 만에 풀려나게 된 신 회장은 구치소를 나오는 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