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0세 젊은 나이에 LG그룹 총수된 구광모 회장대표이사 취임한 지 6일자로 정확히 100일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160조 거함'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한지도 정확히 딱 100일이 됐다.
부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총수 자리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취임식 없이 곧바로 그룹 현안 파악에 나서 연말까지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구광모 회장은 지난 9월 LG사이언스파크 방문을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길에 오르는 등 폭넒은 대외활동에 나서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 6일 재계에 따르면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는 LG그룹은 현재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부회장 자리 맞교환 파격인사 카드 꺼냈던 구광모 회장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정기인사 단행 예정…긴장감 고조
정기인사는 매년 있었지만 올해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뒤 처음으로 단행하는 정기인사이기 때문이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권영수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당시 ㈜LG 부회장 자리를 맞바꾸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해 재계 안팎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파격적인 인사 단행 선례가 있어 정기인사 규모와 조직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탓에 LG그룹 사내가 뒤숭숭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이 그룹에서 독립해 나올 가능성이 있어 계열사 분리 및 그에 따른 대규모 인사 이동이 단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장자 승계'가 원칙인 범LG가(家)만의 전통삼촌 구본준 부회장, 그룹 사업 떼어나갈 가능성
그도 그럴 것이 삼촌 구본준 부회장으로부터 크게 신임을 받았던 하현회 부회장을 ㈜LG 부회장에서 LG유플러스 부회장으로 인사 이동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가(家)는 승계에서 제외된 가족 일원이 보유하고 있는 자신의 지분에 맞춰 그룹 내 핵심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을 떼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전통이 있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LG그룹 안팎에서는 지주사인 ㈜LG의 지분 7.57%를 가진 구본준 부회장과 일가가 LG전자의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과 LG이노텍의 전기차·자율주행차 사업 부문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그러나 LG전자가 차세대 미래 먹기로 전장과 자율주행차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소문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심이 쏠린 구광모 회장의 임원인사임원 대거 교체냐 안정이냐…인사카드 고심 중
현재로서는 구광모 회장이 전장과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재계는 만 40세의 젊은 나이에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올 연말 임원인사에서 임원진을 대거 교체하는 카드를 뺄지 아니면 안정을 택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12일 취임 후 첫 공식 대외행사로 서울 마곡지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6일이 지난 18일에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길에 올랐고, 그 전날에는 '범LG가' LS그룹을 방문해 할아버지의 사촌 형제를 만났다.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확대해석 경계하는 LGLG그룹 관계자 "계열분리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 없어"
이외 구광모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종합물류 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구광모 회장이 '은둔 경영'을 깨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LG그룹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LG그룹 한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구광모 회장의 경영전면에 나선다는 것과 관련) 확대 해석할 만한 부분은 없다"며 "계열분리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회장직에 취임한지 딱 100일이 된 구광모 회장이 아버지 故 구본무 회장의 가르침대로 겸손과 배려, 원칙을 경영에 실천하며 정기 임원인사에서 '변화'를 택할지 아니면 '변신'을 택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