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답이 없는 싸움을 반복하다 서로 얼굴을 붉히며 헤어진 옛 연인을 떠올려보자.
헤어지던 바로 그 순간에는 분명 그와 함께한 모든 기억이 그저 끔찍하고 고통스럽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왜일까. 뒤를 돌아보면 수없이 많은 다툼들이 문득 아름답고 나쁘지만은 않은 '추억'으로 변화할 때가 있다.
최근 심리학 연애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연애의 과학'은 과거 연인과의 괴로운 기억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무드셀라 증후군'에 대해 조명했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이를 '행복한 순간'으로 포장하는 심리적 증상이다.
이 증후군은 과거 경제적 혹은 심리적인 고난을 겪은 사람들에게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매번 과거의 연인이나 연애사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막상 "끝은 좋았다"고 일단락짓는 사람이라면 이 증후군을 겪고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 증후군을 일종의 '자기 합리화'라 명하기도 한다.
물론 무드셀라 증후군이 실제적으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는 역할이 될 수 도있다.
지난 2006년 영국 사우샘프턴대 심리학과 연구진들은 무드셀라 증후군을 연구하기 위해 두 표본 집단을 모집했다.
연구진들은 A집단을 과거의 기억을 행복하게만 떠올리는 사람들로 구성하고, B집단은 매사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연구진들은 두 집단에게 '자연재해'와 관련된 책을 읽게 한 뒤 심리적인 반응을 분석해봤다.
그 결과, A집단은 B집단보다 미래를 밝게 해석했을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유대감이 높고 안정적인 정서를 유지했다.
결국 무드셀라 증후군이 헤어진 연인과 관련해 의미하는 바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바로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상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똑바로' 마주해야 한다는 것.
지나친 후회나 미화는 모두 자신을 과거에 얽매이게 만들 뿐 현재의 상황을 결코 바꿔주지는 않는다.
흘러간 것을 붙잡지 않을 용기를 발휘한다면, 사랑에 한 걸음 더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