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인자' 이상훈 의장 등 32명을 무더기 기소노조 와해 공작을 '전사적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삼성 2인자'로 불리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32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삼성이 노조 설립을 '바이러스 침투'로 판단하고 조직적으로 노조 와해 공작을 벌였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실행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을 '전사적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로 규정했다.
27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수현)는 목장균(54) 삼성전자 전 노무담당 전무(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지원센터장)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이상훈 의장 등 28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상훈 의장 등은 지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 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검찰이 확인한 노사 전략 문건에는 "노조가 생기고 나면 와해시키기 어렵고,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만큼 사전예방만이 최선"이라는 내용과 함께 노조 설립을 '악성 바이러스 침투'로 표현했다.
삼성은 노조활동이 활발한 협력업체 기획폐업과 조합원 재취업 방해하거나 개별면담 등으로 노조탈퇴 종용, 조합원 임금삭감 등 수법으로 노조의 세력확산을 막고 고사시키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와 경총, 경찰 등 외부세력도 노조탄압에 끌어들인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노조활동을 막기 위해 종합상황실과 신속대응팀을 꾸리는 등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무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벌인 장기간에 걸친 조직범죄"라며 "노조와해 공작의 '백화점식' 종합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