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투정이었다.
네가 힘든 걸 너무 잘 알아서, 그래서 너무 미안해서 함부로 꺼내지 못했던 내 마음의 짐을 잠시라도 덜고 싶었다.
많은 걸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내 마음을 조금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던진 한마디였다.
그런데 너는 도망갔다.
나를 아직 사랑한다면서, 점점 뒷걸음질 치던 너였다.
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이별에게로 갔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조금만 싸워도, 사소하게 다퉈도 쉽게 지치거나 마음이 식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연인 관계에서 다툼이 없을 수 없다. 어떻게 그 갈등을 극복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오히려 비가 그치고 마음의 밭이 더 단단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갈등을 회피하려고 한다. 정말 한순간에 마음이 가을비가 멎듯 그친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완벽주의 연애'라고 말한다. 이들은 사소한 갈등도 곧 위기로 인식한다.
즉 완벽한 관계를 추구하면서 갈등과 위기에 직면하면, 그 정도가 어떠한들 문제 해결을 위해 '포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들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완벽한 결과'에 방점을 찍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도 '실패한 연애'로 남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갈등, 위기와 직면하면 불안해진다. 혹시나 실패한 연애가 될까 겁이 난다.
그러다 보니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단 관계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쉽게 포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사실 이는 상대방에게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어떻게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너무나도 쉽게, 이기적으로, 일방적으로 관계를 정리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묻겠다. 과연 그것이 당신을 위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결정일까.
고민이 된다면 일기 예보를 보자. 오늘 밤, 가을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