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시인 나태주의 1줄짜리 시 '이 가을에'다.
나의 사랑은 여전한데, 너의 마음은 가을비가 멎듯 그쳤다.
조금 더 잘할걸, 그러면 지금 이렇게 끝이 나지는 않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던 스스로에 대한 원망과 뒤늦은 후회, 만나는 동안 삐걱대는 관계에 내가 모르는 새 나보다 더 힘들어했을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
그 모든 감정이 뒤섞여 떨어지는 빗방울이 만드는 궤적처럼 마음에 퍼진다.
가장 심장이 내려앉을 때는 상대방의 마음이 식었음을 제대로 깨닫는 순간이다. 그전까지 존재했던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지는 순간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이별의 순간을 말한 글이 공유되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익명으로 글을 남긴 여성 A씨는 살면서 겪은 이별 중에 가장 아팠을 때에 관해 이렇게 글을 남겼다.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싫어서 울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A씨의 연인은 "그럼 잠깐 안고 있자"고 A씨를 달랬다. 그대로 안긴 남자친구의 품에서 A씨는 가을 새벽 같은 허한 침묵을 느꼈다. 그전까지 들렸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A씨는 "전에는 들렸던 심장 소리가 하나도 안 들렸을 때. 그때가 가장 아팠다"고 고백했다.
단순히 슬픈 감정을 넘어서서 보는 이들까지 가슴 깊이 아프게 하는 A씨의 사연.
"그만하자, 우리"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또 들어봤을 말이다.
한때 심장을 뛰게 했던 존재가 그렇게 사라지는 순간, 그 기억의 파편은 뾰족한 조각으로 당신의 심장에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