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이른바 '정용진 소주'로 불리는 제주소주 푸른밤이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해서일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찬우's 꽐라만시 NO취지마(꽐라만시)' 인기에 편승하려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맛이 없으니까 '꽐라만시'에 묻어서 어떻게든 팔아보려는 제스처로 보인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표하고 있다.
주류 트렌드 바꾼 '꽐라만시' 입소문 타고 '훨훨'
2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소주는 푸른밤을 구매하면 '꽐라만시' 제품을 소비자에게 무료로 증정하는 판촉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꽐라만시'는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가 올 상반기에 출시한 제품으로 팩 안에 새콤달콤한 라임류 과일 깔라만시 원액이 담겨 있다.
해당 제품을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소주는 물론 맥주, 탄산수에 넣고 희석해 먹으면 상큼한 깔라만시 특유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소주'에 해당 제품을 넣어 마시는 것을 즐긴다. 깔라만시 원액이 소주 특유의 알코올 향을 중화시키는 것은 목 넘김까지 깔끔하기 때문.
게다가 단맛만 추구했던 기존의 '과일 소주'와 달리 숙취해소 효과까지 있어 소위 '알쓰(알코올 쓰레기)'라 불리는 이들에게까지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실제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상에서는 '꽐라만시'의 드높은 인기를 방증하듯 해당 제품을 타 먹어본 소비자들의 후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색도 예쁜데 맛까지 있어 술이 '술술' 들어간다", "타 먹는 재미까지 있다", "'알쓰'친구도 몇 잔은 마셨다" 등 긍정적인 평이 주를 이룬다.
주류 업계에 퍼진 '깔라만시' 열풍…과도한 '끼워 팔기'도 등장
이처럼 '꽐라만시'를 소주에 타 먹는 문화는 '주류 트렌드'를 통째로 바꿨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꽐라만시' 열풍에 무학과 롯데주류는 깔라만시를 활용한 과일소주를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술 안 먹는 문화 확산과 저도주 인기에 다소 주춤했던 소주시장에 '깔라만시'가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롯데주류나 무학처럼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 게 아니라 기존 소주에 인기 제품인 '꽐라만시'를 끼워파는 형태로 판촉을 하는 주류업체가 있어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바로 '애주가'로 알려진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로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가 인수한 제주소주다.
'유통공룡' 이마트가 야심 차게 출시한 제주소주 '푸른밤'…실적은 '초라'
'유통공룡' 이마트가 인수한 제주소주는 지난해 '푸른밤'이란 소주를 시장에 야심 차게 선보였다.
첫출발은 산뜻했다. 이마트가 내놓은 술이라는 점에 소비자들은 주목했다. 제주라는 휴양지 이미지도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데 한 몫했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별다른 특색이 없었던 '푸른밤'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크게 사로잡지 못했다. 대다수는 본인들이 먹던 기존의 술을 다시 찾았다. 그저 '반짝 인기'에 그친 셈이다.
실제 주류 업계 관계자들은 푸른밤의 영향력이 미미하다 평하기도 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신세계가 소주시장에 진출한다고 해 긴장했었는데, 매출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인기 상품 '꽐라만시' 앞세워 소비 촉진하려는 정용진 표 소주 '푸른밤'
주류시장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인지 제주소주는 주점 등에서 푸른밤 주문 시 꽐라만시 증정이라는 한 수를 뒀다.
이는 기존 꽐라만시 인기에 편승,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몇몇 소비자들은 제주소주 푸른밤 판촉행사가 궁여지책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한 소비자는 "푸른밤 맛없다고 하니까 꽐라만시랑 묶어서 파는 건 좀…"이라며 불편하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어느덧 출시 1년이 된 정용진 표 소주 '푸른밤'. 참이슬을 비롯해 처음처럼 등 기존 인기 제품을 넘어서기엔 아직 부족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