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신안군 군수가 환경부 차관을 감금하고 1시간 넘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공항 건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의가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박우량 신안군수와 박천규 환경부 차관을 포함해 관계자 21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흑산공항 건설 심의 여부를 두고 참석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급기야 회의 도중 박 신안군수는 박 차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따로 면담 신청을 한 후 회의실 옆방으로 데려갔다.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간 방에서는 자신들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 있도록 심의를 연기해달라는 박 신안군수의 격양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또한 신안군 관계자들은 박 차관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집기 등을 이용해 출입문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신안군수의 항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신안군 공무원과 환경부 관계자 사이에서 마찰이 일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박 신안군수의 절박함이 다소 거칠게 표현된 점에 대해 국민은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신안군수가 박 차관을 감금까지 해가면서 주장하는 것은 흑산공항 건설 여부다.
앞서 2009년 정부는 흑산도 북동쪽 끝자락에 소형 공항을 짓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흑산도에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조류 300종이 살고 있으며, 세계적인 철새 이동경로라는 것.
때문에 비행기가 새와 부딪쳐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을뿐더러 공항부지의 98%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해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공항 건설 심의 여부를 두고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환경부, 그리고 지역 주민의 소망을 담아 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신안군 사이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