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정의선 시대 열렸다"…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현대차 이끌게 된 정의선

인사이트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 뉴스1


'정의선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만에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에 오르면서 업계는 3세 경영 시대의 신호탄, 즉 '정의선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4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룹에 따르면 정 수석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


인사이트뉴스1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통상 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한 그룹의 통합적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영 환경 급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


아울러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 '보좌'가 아닌 '3세 경영'을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 회장은 최근 2년 가량 공식적인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아들인 정 수석 부회장인 실질적인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해왔다.


인사이트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뉴스1


실제 정 수석 부회장은 연간 10여차례가 넘는 해외 방문과 대외 활동을 도맡으면서 사실상 그룹 총수와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현재는 고령의 나이 탓에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을 펼치지는 못하고 최종 결정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은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선 시대'의 막 오른 거 아니다…정몽구 회장 보좌"


이처럼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를 '정의선 시대'의 막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같은 시각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정 회장의 경영권은 공고하며 이번 인사 역시 정 회장의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인사이트뉴스1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정 수석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 강화,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현안 극복, 그룹 인사 등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된다"며 "쉽게 말해 정 수석 부회장의 활동 반경이 그룹 전체로 확대되기는 하겠지만 정 회장을 보좌하는 것은 변함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좌'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 수석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되면서 그동안 그가 추진해 온 자율주행차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은 더욱 탄력 예상


앞서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 시간) 인도에서 개최된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현대차를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인텔,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고, 지난 5월에는 현대모비스를 독일 보쉬와 일본 덴소, 미국 델파이처럼 미래기술 중심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모비스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인사이트뉴스1


따라서 현대자동차그룹은 IT 등 다른 분야 기업들과의 협업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내부적으로도 미래 자동차의 흐름에 부응할 수 있는 강한 혁신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수석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 월드와이드 등을 총괄하게 됐다.